"MLB서 성공하고 서울시리즈 치른 김하성 선배 보며 좋은 자극"
'LG전 고전' 고우석 "MLB서 살아남으려면 더 좋은 공 던져야죠"
고우석(25·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고척돔에서 LG 트윈스 타자를 상대하는 건 특별한 경험이었다.

고척돔을 찾은 모든 팬의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에 오르는 것도 짜릿했다.

하지만, 등판 뒤 샌디에이고 라커룸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고우석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고우석은 18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LG와의 평가전에 5-2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해 1이닝 동안 2안타를 내주고 2실점 했다.

팀의 5-4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챙기고, 최고 구속을 시속 153㎞를 찍긴 했지만, 투런포를 허용한 게 무척 아쉬웠다.

고우석은 "내가 더 좋은 공을 던져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날 고우석은 첫 타자 박해민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김현종을 삼진으로 처리해 한숨을 돌렸지만, 이어진 1사 1루에서 이재원에게 시속 153㎞ 직구를 던졌다가 좌중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고우석은 손호영을 삼진, 구본혁을 3루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고우석은 "세이브를 챙겨 다행"이라고 희미하게 웃으면서도 "LG를 상대로 공을 던지는 게 신기했다.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마운드에 올라 짜릿함도 느꼈다.

확실히 지난해 KBO리그 챔피언인 '강팀' LG를 상대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LG 타자들이 나에 관해 잘 알고 있다"며 "(홈런을 친) 이재원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재원이가 깜짝 놀랄 정도로 잘 쳤다.

내 공이 더 좋아져야 한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LG전 고전' 고우석 "MLB서 살아남으려면 더 좋은 공 던져야죠"
2017년 한국프로야구 LG 트윈스에 1차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고우석은 2023년까지 354경기에 등판해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올렸다.

2022년에는 42세이브로 KBO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올해 1월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계약하며 빅리그 입성에 성공한 고우석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MLB 시범경기를 치르다가 서울시리즈 멤버로 샌디에이고 빅리그 동료들과 함께 고척돔으로 왔다.

고우석은 "MLB는 조금 더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수준 높은 선수들도 많고, 다들 프로답게 노력하는 분위기여서 나도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매일 '더 좋은 공을 던져야 한다'는 생각만 한다"고 했다.

빅리그에 도전하는 첫해, 고척돔에서 서울시리즈를 치르는 독특한 경험을 한 고우석은 팀 선배가 된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 김하성을 보며 기분 좋은 자극도 받았다.

'LG전 고전' 고우석 "MLB서 살아남으려면 더 좋은 공 던져야죠"
고우석은 "김하성 선배는 지난해 골드글러브를 받는 등 MLB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그렇게 성공하고서 서울시리즈를 치르는 하성이 형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며 "나는 아직 팀 내 경쟁을 해야 하는 터라 아무래도 여유는 없는 편"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곧 서울시리즈 개막 2연전 로스터(26명)를 발표한다.

고우석은 "좁은 엔트리에서 살아남고자 애쓰고 있다.

샌디에이고와 계약할 때부터 내 목표는 '풀타임 빅리거'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한 번 "풀타임 빅리거의 꿈을 이루려면 내 공이 더 좋아져야 한다.

응원해주신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좋은 투수가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