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집행부 13명에 벌금 100만∼200만원 선고
방역수칙 어기고 '중대재해 추모제' 연 민주노총 간부들 벌금형
2021년 방역수칙을 어기고 중대재해 노동자 합동추모제를 열었다가 경찰과 충돌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당시 간부들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이태의·양동규·박희은 전 부위원장과 전종덕 전 사무총장, 최국진 전 조직쟁의실장 등 7명에게 최근 벌금 2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민주노총 한성규 부위원장과 홍순광 당시 조직국장 등 6명은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21년 6월 19일 코로나19 사태로 서울 전역에 내려진 집회제한 고시를 어기고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들의 영정을 들고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는 '중대재해 노동자 합동 추모·행진' 집회를 열었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이들은 조합원 수십명과 함께 서울고용노동청 앞 집회 장소로 이동하려다 경찰이 신고 인원 초과를 이유로 질서유지선 안 출입을 제한하자 조합원 수십명과 함께 경찰이 설치한 철제 펜스를 잡아당기고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치면서 질서유지선을 뚫고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코로나19 확산이라는 국가적 보건 위기 상황에서 서울시의 감염병 예방조치를 위반해 10인 이상의 집회에 참가했고, 그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유형력을 행사해 집회 질서를 문란하게 해 그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집회제한 고시가 위헌·위법하다는 피고인들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반복적인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집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제지를 받게 되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동기와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바가 있고 집회로 인해 감염병 확산의 위험이 현실화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