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렁이는 파도를 만나기 위해 하루 종일 기다린다. 바람을 따라 움직이는 파도의 모양새를 기다리는 서퍼들에게 미야자키 바닷가는 심장을 뛰게 한다.
규슈 지방의 남동쪽에 위치한 서핑의 성지 미야자키현 바닷가./사진=신정은, 취재협조 ICC
규슈 지방의 남동쪽에 위치한 서핑의 성지 미야자키현 바닷가./사진=신정은, 취재협조 ICC

서핑을 사랑하는 이들의 천국

미야자키현은 일본 남서부에 위치해 일본 최고 일조시간과 쾌청일수, 연평균 기온 18℃의 온난한 날씨를 신이 선물한 곳이다.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여 기복이 많은 지형을 가진 미야자키는 서퍼들에게 천국이 아닐 수 없다.

400km에 이르는 시원한 해안선을 품고 있어 서핑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자신만의 스탠스로 즐길 수 있는 이유는 파도가 일정하고 장소에 따라 파도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서핑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에서 서핑 최적의 장소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미야자키로 모여들고 있다. 바다의 중앙에서 북쪽은 쇼트보드로, 남쪽은 롱보드로 파도를 타기에 적합하다. 미야자키공항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로 접근성도 뛰어나다.

다양한 대회 실적도 지니고 있다. ‘세계 서핑 선수권 대회’와 ‘ASP 월드 챔피언십 투어’가 개최됐었다. 2019년에는 ‘월드 서핑 게임’이 개최되어 9일간 약 9만 명의 관객이 방문한 바 있다. 올해도 ‘전일본 서핑 선수권 대회’가 기사키하마 해변에서 개최됐다.
2023 전일본서핑선수권대회를 참관 중인 관객들.
2023 전일본서핑선수권대회를 참관 중인 관객들.
미야자키 노선의 운항이 재개돼 한국 서퍼들이 방문하기도 좋다. 아시아나항공이 2020년 중단한 미야자키 노선의 운항을 9월 27일부터 주 3회 일정으로 재개했다.

양양이나 부산, 제주에서 모여든 한국 서퍼들과 함께 미야자키 ‘전일본 서핑 선수권 대회’를 관람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파도 못지 않게 미야자키의 파도가 훌륭했다고 평하는 이들의 소리에 파도가 더욱 거센 느낌이었다.
태평양과 마주하는 휴양도시로 야자수와 해안도로가 이국적인 감성을 주는 미야자키현.
태평양과 마주하는 휴양도시로 야자수와 해안도로가 이국적인 감성을 주는 미야자키현.
태평양과 마주하는 휴양도시로 야자수와 해안도로가 이국적인 감성을 주는 미야자키현.
태평양과 마주하는 휴양도시로 야자수와 해안도로가 이국적인 감성을 주는 미야자키현.

절경이 펼쳐진 신사에서 소망 담은 기도를

일본은 신사(神社)가 많은 나라다. 미야자키 역시 자연 절경 아래 신사가 많이 위치하고 있다. 우도신궁은 절벽의 해식동굴에 자리한 신사다. 결혼과 순산의 신사로 알려져 있고, 빼어난 절경 덕에 한 해 100만 명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일본의 건국신화에 의하면 천손의 둘째 아들이자 산을 다스리는 신인 야마사치히코가 해신의 딸과 결혼해 낳은 아이가 동굴 속 바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 마시며 성장했다고 한다. 제각기 간절한 소망을 가슴에 품고 온 방문객으로 아름다운 분위기를 더한다.

신궁에서 판매하는 점토로 만든 복구슬을 던져보았다. 거북 등에 파여 있는 홈에 들어가면 소원이 성취된다 하여 ‘연인’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토끼를 신으로 모시고 있어 입구부터 본당까지 토끼 조각상과 그림을 볼 수 있다.
토끼를 신으로 모시고 있어 입구부터 본당까지 토끼 조각상과 그림을 볼 수 있다.
빼어난 절경으로 한 해 100만 명이 찾아오는 우도신궁.
빼어난 절경으로 한 해 100만 명이 찾아오는 우도신궁.
미야자키현의 휴가시는 동부에 위치해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바다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대표 명소가 오미신사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자리한 신사는 절경에 절경을 더해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바람까지 온몸을 휘감는다.

오미신사는 일본 일왕가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카미를 모신 신사다. 과거에는 바다와 면한 땅이기에 해상안전을 기원하는 신사로 칭송되었고, 현재는 교통안전과 건강, 그리고 화마를 피한다는 무병식재의 명당이 되어 전국에서 기원을 드리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휴가시에 위치한 우마가세. 일본어로 말의 등이다. 바위 색이 말의 밤색을 닮고, 그 형상이 마치 말의 등처럼 좁게 솟아 있다 하여 우마가세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 일대는 크로스의 바다라고도 하는데 바위 모습이 일본어로 ‘이루어진다’는 뜻의 ‘가나우(叶う)’라는 글자로 보여 이곳을 찾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그 소원을 하늘에 전하기 위한 상징으로 ‘크로스의 종’도 설치되어 있다.

종을 직접 울려보면 그 소리가 소원을 이뤄주는 약속처럼 들리기도 한다. 종소리가 하늘로 울려 펴지면 경건해지기까지 한다.
‘이루어진다’는 뜻의 ‘가나우(叶う)’라는 글자를 이루고 있는 크로스의 바다.
‘이루어진다’는 뜻의 ‘가나우(叶う)’라는 글자를 이루고 있는 크로스의 바다.

바다를 눈에 담을 수 있는 숙소

'STAIRS OF THE SEA'는 휴가시에 있는 리조트 시설로 오피스 전용 공간뿐만 아니라, 쇼핑, 레스토랑, 숙박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복합 상업 시설이다.

바다를 가까이 느끼면서 비일상적인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개방적인 환경의 워케이션이 가능해 디지털 노마드에게는 천국의 공간이다.
서퍼들의 성지, 일본 '미야자키'
서퍼들의 성지, 일본 '미야자키'
'파인캠프'는 미야자키공항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로 한·일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아이시마비치, 가에다, 기사키하마 서핑포인트까지 차로 5분 거리이고, 공항 픽업부터 숙소, 서프레슨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는 단체 관광객을 받을 수 있는 2호점도 준비 중이다.
서퍼들의 성지, 일본 '미야자키'
서퍼들의 성지, 일본 '미야자키'
TRAVEL TIP

바로 이 맛! 미야자키 와규 버거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와규(和牛)는 ‘일본 소고기’를 의미한다. 와규로 유명한 미야자키에서 ‘전설의 와규’를 맛보는 것이 이번 여행의 이유이기도 하다.

미야자키의 와규버거는 부드러움이 남다르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든다. 버거와 곁들여 나온 감자튀김의 도톰함도 와규의 맛을 함께 즐기기에 충분하다.

일본 와규 전국대회에서 ‘내각총리대신상’을 3회 수상할 정도로 품질 높은 와규를 판매하는 곳이 바로 미야자키다.
서퍼들의 성지, 일본 '미야자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