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한 사교육비 증가…갑작스런 '킬러문항 배제'도 한몫(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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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사교육참여율 증가…9년만의 사교육대책 효과 "글쎄"
교육부 "증가세 둔화…EBS중학프리미엄 무료화로 중학교 사교육참여↓"
교원노조·시민단체 "의대 정원 증원으로 올해도 사교육비 늘어날 것"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5개월 앞두고 발표된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 속에 고교생의 사교육비 총액과 참여율 등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추세 자체는 '현격히 둔화'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증가세가 이어지는 탓에 사교육비 총액도 3년 연속으로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게 됐다.
9년 만에 내놓은 사교육 대책의 실효성을 높일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3년째 신기록 갈아치운 사교육비…교육부는 "증가세 둔화"에 방점
15일 교육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6월과 9~10월 전국 약 3천개 초·중·고교 학생 7만4천명가량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4.5%(1조2천억원) 늘었다.
이로써 사교육비 총액은 2021년(23조4천억원), 2022년(26조원)에 이어 3년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교육비 증가율을 물가상승률(2023년 기준 3.6%) 안쪽으로 묶어놓겠다던 교육부는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증가세 자체가 둔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2021년 21.0%, 2022년 10.8% 등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증가세 자체가 지난해에는 4.5%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상승세가 꺾인 폭 자체가 정부 예측보다 눈에 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배동인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목표로 하는 부분을 달성 못한 것은 반성해야 할 부분이고 아쉬운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지난해 중반 발표된 점을 고려하면) 정책의 시차 문제가 있었다"라며 "증가 추이를 봤을 때 상당 부분 내년쯤에는 반드시 감소시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교육부는 중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감소세를 기록한 점도 강조했다.
지난해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은 75.4%로 0.8%포인트 하락했는데 코로나19로 학교 수업과 학원 강의 수강이 모두 영향을 받았던 2020년(4.1%포인트↓) 이후 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무료로 전환된 EBS 중학 프리미엄 이용자가 2023년에 1만4천명에서 31만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이 부분이 사교육 참여율을 0.8%포인트 끌어내린 데 영향을 미쳤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9년 만의 사교육 대책을 내놓은 것을 고려하면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중학생의 학교급별 사교육 참여율이 감소했음에도 1인당 월평균 사교육 비용은 높아졌는데, 더 적은 중학생들이 더 많은 사교육비 부담을 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자사고·특목고 존치로 고교입시 준비를 위한 사교육이 증가하고 중학생의 실질적 학습 부담은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해는 '킬러문항 배제' 영향…올해는 '의대 증원' 이슈가 변수
지난해 사교육비 특성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고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세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사교육비 총액이 12조4천억원, 중학교는 7조 2천억원, 고등학교는 7조5천억원이었는데 상승률은 초등학교 4.3%, 중학교 1.0%, 고등학교 8.2%였다.
고등학교 증가율은 2016년(8.7% 증가) 이후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은 이와 관련해 "2023년에 고등학교 1학년으로 진학한 학생들이 2007년 출생아인데 (2007년) 출생아 수가 많아서 고등학생 수가 많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총액 외에 사교육 참여율을 살펴봐도 초등학교 86.0%, 중학교 75.4%, 고등학교 66.4%로 전년 대비 초등학교는 0.8%포인트, 고등학교는 0.5%포인트 증가했다.
사교육 참여 시간도 초등학교 7.5시간, 중학교 7.4시간, 고등학교 6.7시간으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가 모두 0.1시간 늘었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역시 초등학교 39만8천원(6.8%↑), 중학교 44만9천원(2.6%↑), 고등학교 49만1천원(6.9%↑)으로 고등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교육계에서는 지난해 6월, 수능을 5개월 앞둔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발표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을 자극한 것이 사교육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그것을 명백하게 '아니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라며 "일부 혼란이 있었던 건 사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가세 자체가 굉장히 많이 꺾였다는 거는 좀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특히 킬러문항 배제와 더 공정한 수능으로의 개선이 '가야 할 방향'이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정책이 안착하면 사교육 경감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초등 단계에서 늘봄학교를 정착시키고 중학교 단계에서 EBS 무료 콘텐츠를 강화하는 한편,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수능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계속 실시해 사교육비 증가세를 잡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킬러문항' 논란에 이어 올해는 의대 정원 증원 이슈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교육비가 줄어들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의대 증원 추진 등 입시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올해 사교육비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사교육비 급증은 심각한 저출생 요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공교육을 내실화와 예측 가능한 입시제도 시행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교육부 "증가세 둔화…EBS중학프리미엄 무료화로 중학교 사교육참여↓"
교원노조·시민단체 "의대 정원 증원으로 올해도 사교육비 늘어날 것"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5개월 앞두고 발표된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 속에 고교생의 사교육비 총액과 참여율 등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추세 자체는 '현격히 둔화'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증가세가 이어지는 탓에 사교육비 총액도 3년 연속으로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게 됐다.
9년 만에 내놓은 사교육 대책의 실효성을 높일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3년째 신기록 갈아치운 사교육비…교육부는 "증가세 둔화"에 방점
15일 교육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6월과 9~10월 전국 약 3천개 초·중·고교 학생 7만4천명가량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4.5%(1조2천억원) 늘었다.
이로써 사교육비 총액은 2021년(23조4천억원), 2022년(26조원)에 이어 3년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교육비 증가율을 물가상승률(2023년 기준 3.6%) 안쪽으로 묶어놓겠다던 교육부는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증가세 자체가 둔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2021년 21.0%, 2022년 10.8% 등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증가세 자체가 지난해에는 4.5%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상승세가 꺾인 폭 자체가 정부 예측보다 눈에 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배동인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목표로 하는 부분을 달성 못한 것은 반성해야 할 부분이고 아쉬운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지난해 중반 발표된 점을 고려하면) 정책의 시차 문제가 있었다"라며 "증가 추이를 봤을 때 상당 부분 내년쯤에는 반드시 감소시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교육부는 중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감소세를 기록한 점도 강조했다.
지난해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은 75.4%로 0.8%포인트 하락했는데 코로나19로 학교 수업과 학원 강의 수강이 모두 영향을 받았던 2020년(4.1%포인트↓) 이후 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무료로 전환된 EBS 중학 프리미엄 이용자가 2023년에 1만4천명에서 31만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이 부분이 사교육 참여율을 0.8%포인트 끌어내린 데 영향을 미쳤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9년 만의 사교육 대책을 내놓은 것을 고려하면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중학생의 학교급별 사교육 참여율이 감소했음에도 1인당 월평균 사교육 비용은 높아졌는데, 더 적은 중학생들이 더 많은 사교육비 부담을 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자사고·특목고 존치로 고교입시 준비를 위한 사교육이 증가하고 중학생의 실질적 학습 부담은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해는 '킬러문항 배제' 영향…올해는 '의대 증원' 이슈가 변수
지난해 사교육비 특성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고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세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사교육비 총액이 12조4천억원, 중학교는 7조 2천억원, 고등학교는 7조5천억원이었는데 상승률은 초등학교 4.3%, 중학교 1.0%, 고등학교 8.2%였다.
고등학교 증가율은 2016년(8.7% 증가) 이후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은 이와 관련해 "2023년에 고등학교 1학년으로 진학한 학생들이 2007년 출생아인데 (2007년) 출생아 수가 많아서 고등학생 수가 많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총액 외에 사교육 참여율을 살펴봐도 초등학교 86.0%, 중학교 75.4%, 고등학교 66.4%로 전년 대비 초등학교는 0.8%포인트, 고등학교는 0.5%포인트 증가했다.
사교육 참여 시간도 초등학교 7.5시간, 중학교 7.4시간, 고등학교 6.7시간으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가 모두 0.1시간 늘었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역시 초등학교 39만8천원(6.8%↑), 중학교 44만9천원(2.6%↑), 고등학교 49만1천원(6.9%↑)으로 고등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교육계에서는 지난해 6월, 수능을 5개월 앞둔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발표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을 자극한 것이 사교육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그것을 명백하게 '아니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라며 "일부 혼란이 있었던 건 사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가세 자체가 굉장히 많이 꺾였다는 거는 좀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특히 킬러문항 배제와 더 공정한 수능으로의 개선이 '가야 할 방향'이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정책이 안착하면 사교육 경감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초등 단계에서 늘봄학교를 정착시키고 중학교 단계에서 EBS 무료 콘텐츠를 강화하는 한편,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수능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계속 실시해 사교육비 증가세를 잡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킬러문항' 논란에 이어 올해는 의대 정원 증원 이슈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교육비가 줄어들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의대 증원 추진 등 입시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올해 사교육비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사교육비 급증은 심각한 저출생 요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공교육을 내실화와 예측 가능한 입시제도 시행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