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애플 아이폰 판매량에 따라 실적도, 주가도 크게 흔들리는 기업이 있죠. 바로 아이폰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입니다.

LG이노텍이 신사업으로 '홀로서기'에 나섭니다. 특히 자동차 전장 부품에서 신규 고객사가 크게 늘어 올해 20년만에 첫 연간 흑자가 유력하다고 합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새로운 CEO 취임 이후 LG이노텍의 신규 사업 의지가 더 강해지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해 연말 선임된 문혁수 대표가 LG이노텍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LG이노텍 연매출이 20조 원을 넘겼는데,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의 매출이 17조 원이 넘습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LG이노텍의 숙원 과제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특히 문 대표가 강력하게 밀고 있는 사업이 자동차 전장 부품입니다. 전장은 지난해 회사내에서 반도체 기판 부문 매출을 따돌리고 광학솔루션 다음으로 큰 사업이 됐습니다.

LG이노텍이 전장 사업을 시작한 게 20년 가까이 됐는데, 최근 들어 적자폭이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분기 흑자는 달성한 적이 있는데, 올해에는 첫 연간 흑자가 유력해 보입니다.

<앵커> 전기차 성장 둔화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그렇다면 전장 부품 수요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닌가요?

<기자> 내연기관이든 전기차든 최근 나오는 신차들을 보면 각종 카메라와 센서, 첨단 램프를 탑재하잖아요. 첨단 자동차로 갈수록 고부가가치 부품들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 전기차가 성장이 주춤하더라도 고성능 부품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런 맥락에서 LG이노텍은 최근 전장 사업에서 수익성 좋은 고부가가치 부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선보인 차량 조명 부품 '넥슬라이드-M'입니다.

주간주행등이나 후미등에 장착할 수 있는 디자인 차량 조명 부품이라고 보면 되는데, 경쟁 부품 대비 두께를 10분의 1 정도로 줄이고 무게도 줄인 게 특징입니다.

알아보니 현재 현대차와 기아에 해당 부품이 공급되고 있고요. 북미 등 전세계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도 납품이 진행돼 전세계 120개 차종에 들어갑니다. LG이노텍은 부품 채용 차량을 늘려 올해 50여개 차종에 추가로 납품할 예정입니다.

관련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박무룡 / LG이노텍 차량LS개발팀장: 글로벌 OEM들로부터 계속 사용 검토로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양산 검토되는 모델만 해도 50건 이상의 모델로 요청을 받고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부품 선별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유럽 완성차업체들에게 공급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조명 부품 사업이 전장 사업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현재 15%에서 20%까지 확대될 예정입니다.

<앵커> LG이노텍의 주력인 카메라모듈도 지금은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지만 결국 자동차가 최종 목표 아니겠습니까?

<기자> 현재 보조적인 자율주행을 비롯해 앞으로 완전자율주행에서 카메라, 센서는 필수부품이잖아요. LG이노텍의 가장 강점이 카메라모듈 사업인데 해당 사업 영역을 더 확대한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 보시는 건 한국경제TV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LG이노텍의 신규 히팅 카메라 모듈 작동 영상입니다.

겨울에 눈이 내려 카메라를 가리잖아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용 카메라에 히터를 입혀서 눈이나 서리를 제거하는 부품입니다. 기존 제품 대비 전력소모량이 적고 과열도 방지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사실 일반적인 카메라모듈은 가격도 싸고 경쟁력도 별로 없습니다. 기존 카메라나 조명 모듈에 부가적인 기능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달 것인가가 전장 부품 기업의 경쟁력이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나온 부품으로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합니다.

LG이노텍 전장 사업 확대를 목표로 멕시코 공장 증설도 공식화하고 내년 양산을 준비합니다. 전세계 완성차기업을 대상으로 고수익 부품 공급을 확대해 모빌리티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LG이노텍이 사업 다각화를 하고 있는 이유는 과도한 아이폰 악재 우려도 한 몫 하잖아요. 주가도 최근 많이 하락했는데, 올해 사업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천하의 애플이 중국에서 할인도 하고 판매량 촉진에 나선 모습인데요. 애플의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4분기) 아이폰 실적을 보면 전년 같은 기간 보다 오히려 늘었는데, 중국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게 사실입니다.

다행인 건 LG이노텍이 판매량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위 기종인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에 주로 카메라모듈을 공급한다는 것이고요.

애플이 중국 부진을 미국과 유럽에서 소화할 전략이기 때문에 LG이노텍 실적에 추가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나오는 애플의 첫 AI폰인 아이폰16이 관건인데,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견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입니다.

회사가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는 이유도 이런 대외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
LG이노텍 '홀로서기' 특명…전장 곧 흑자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