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안아준 적 있나요"… 사진 찍다 먹먹해진 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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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사진전 '99명의 포옹'
“당신은 자신을 안아본 적이 있나요? 없다면, 지금 자기의 몸을 한번 안아보세요.”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사진가 김지연은 사람들에게 이런 뜻밖의 요청을 했다. 그리고 그 청에 응한 아흔 아홉 사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작품들로 꾸민 김씨의 사진전 '99명의 포옹'이 서울 청운동 류가헌에서 지난 12일 개막했다. 작가의 18번째 개인전이다. 사람들은 뜬금없는 사진가의 부탁에, 어색해하다가 서서히 스스로를 안아주었다. 어떤 이는 쑥스러운 나머지 제대로 자기 몸을 끌어안지 못했다. 자기를 감싸며, '나'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모델도 몇 있었다.
사진 속 인물들의 동작은 비슷하지만, 표정은 모두 다르다. 쑥스러운 웃음을 짓고, 행복한 미소를 띠고, 놀란 얼굴을 보이고, 상념에 잠겨 있기도 하다. 동작 하나 때문에 사람들의 얼굴로부터 이렇게 다채로운 감정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삶에 지쳤던 어느 날, 제 자신을 껴안았습니다. 갑자기 나에 대한 안쓰러움, 고마움, 서러움 등 여러 감정이 솟구쳐오르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순간,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위로하지 못하면 결국 타인과 세상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뒤로 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모델들의 연령층은 2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관람객들은 그들의 다양한 표정을 감상하며 인물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감상자들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작가는 '정미소', '낡은 방', '근대화 상회', '삼천 원의 식사' 등의 연작을 통해 사라져가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애틋한 시선으로 담아왔다. 20여 년 동안 사진집을 13권이나 출간했고, 현재 전북 전주에서 서학동사진미술관을 운영중이다.
신경훈 기자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사진가 김지연은 사람들에게 이런 뜻밖의 요청을 했다. 그리고 그 청에 응한 아흔 아홉 사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작품들로 꾸민 김씨의 사진전 '99명의 포옹'이 서울 청운동 류가헌에서 지난 12일 개막했다. 작가의 18번째 개인전이다. 사람들은 뜬금없는 사진가의 부탁에, 어색해하다가 서서히 스스로를 안아주었다. 어떤 이는 쑥스러운 나머지 제대로 자기 몸을 끌어안지 못했다. 자기를 감싸며, '나'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모델도 몇 있었다.
사진 속 인물들의 동작은 비슷하지만, 표정은 모두 다르다. 쑥스러운 웃음을 짓고, 행복한 미소를 띠고, 놀란 얼굴을 보이고, 상념에 잠겨 있기도 하다. 동작 하나 때문에 사람들의 얼굴로부터 이렇게 다채로운 감정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삶에 지쳤던 어느 날, 제 자신을 껴안았습니다. 갑자기 나에 대한 안쓰러움, 고마움, 서러움 등 여러 감정이 솟구쳐오르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순간,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위로하지 못하면 결국 타인과 세상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뒤로 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모델들의 연령층은 2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관람객들은 그들의 다양한 표정을 감상하며 인물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감상자들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작가는 '정미소', '낡은 방', '근대화 상회', '삼천 원의 식사' 등의 연작을 통해 사라져가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애틋한 시선으로 담아왔다. 20여 년 동안 사진집을 13권이나 출간했고, 현재 전북 전주에서 서학동사진미술관을 운영중이다.
신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