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2000, 작년 10월 최저보다 27%↑…경기 민감주, 올해 7%↑
성장 둔화 우려 속 인플레·고금리 기업대출 갱신은 주의 대상
美주가 상승, 빅테크서 다른 종목 확산…중소형주에도 눈길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가 상승이 거대 기술기업에서 더 광범위한 기업으로 확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WSJ은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종목은 더는 거대 기술기업들이 아니라 더 다양한 기업들 쪽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와 함께 특히 올해 들어 애플과 테슬라를 포함한 거대 기술기업 일부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다른 분야 기업으로도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각 500개 기업에 대해 각각의 시가총액보다는 동일한 비중으로 추종하는 S&P 500 지수는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강세였다.

S&P 500은 지난 12개월 동안 약 33% 상승했다.

투자정보업체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이 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거의 5분의 1이 최근 52주 사이 최고가를 경신했는데, 이는 2021년 5월 이후 최고 점유율이다.

이런 변화는 미국 경제가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의 최악의 상황을 견뎌냈다는 것을 월가가 수용했다는 신호며, 더 작고 위험한 종목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자산에서 큰 이익을 얻을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기술주는 올해에도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지만, 유틸리티와 부동산 등 금리에 민감한 주식은 상대적으로 변화가 없다.

그러나 성장 전망과 더 밀접하게 관련 있는 산업 및 금융 주식은 최소 7% 올랐다.

중소형주를 담아놓은 러셀 2000 지수는 지난해 10월 최저치보다 27% 상승했다.

차입 비용과 성장 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로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던 터였다.

월가는 일반적으로 랠리가 더 많은 종목으로 확산할 때 주식의 상승 여지가 있다는 신호로 본다.

그러나 투기 국면의 끝에서 엄청난 상승세를 보일 때는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구한다.

현재 S&P 500 기업은 향후 12개월 기대 수익의 약 21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장기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8배를 초과한 것이며, 팬데믹 이후 주식 랠리 기간의 24배에 근접한다.

주식 상승을 이끈 기업들의 이익은 강한 생산성과 재정 지출에 힘입어 계속 뒷받침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조정 후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모델로는 올해 1분기 2.5% 성장을 향하고 있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는 S&P 500 기업의 수익이 올해 11%, 내년에는 추가로 14%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거시경제 자문 회사 스트레이 리플렉션스(Stray Reflections) 창업자 자와드 미안은 애널리스트들의 수익 전망은 충족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미국 경제가 6% 이상 성장했을 때 S&P 500 기업의 이익은 약 2% 증가했으며, 올해 성장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안은 "우리는 강세장의 제약 상황에 도달하고 있다"며 빅테크 주도의 랠리가 힘을 잃으면서 중소기업주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볼 때 인플레이션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점이나 높은 금리로 대출을 갱신해야 하는 시기가 임박했다는 점은 이들 기업의 상승에 부정적이라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