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시범경기 데뷔전서 3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커브로 삼진 4개 잡은 kt 신인 원상현 "커브는 진짜 자신 있어"
최고 시속 150㎞를 던지는 강속구 신인 투수 원상현(19·kt wiz)은 직구보다 변화구가 더 자신 있는 투수다.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kt로부터 1라운드 전체 7번으로 지명받은 원상현은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3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3이닝을 던져서 삼진 5개를 잡아냈는데, 모두 변화구로 삼진을 낚았다.

특히 주 무기인 커브로는 삼진 4개를 쓸어 담아 KBO리그에 새로운 '커브 달인' 탄생을 알렸다.

원상현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커브는 진짜 자신 있다.

최근 이강철 감독님께 슬라이더 그립을 배웠는데, 오늘 경기에서 몇 번 써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원상현이 신인답지 않은 적응력을 보여준 장면은 3회 1사 후 오지환을 상대로 잡아낸 루킹 삼진이다.

커브로 삼진 4개 잡은 kt 신인 원상현 "커브는 진짜 자신 있어"
원상현은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높은 커브를 던졌다.

볼이라고 생각한 오지환은 배트를 내지 않았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은 이 공을 커브로 인식한 뒤 김익수 주심에게 전달했고, 김익수 주심은 곧바로 삼진 선언을 했다.

원상현은 "오지환 선배 삼진 잡을 때는 일부러 높게 던졌다.

앞서 낮게 커브를 던져 봤는데 볼이 되더라"면서 "(이날 LG 선발이었던) 임찬규 선배님이 커브가 좋은데, 약간 높게 들어간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더라. 그래서 높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경기 중 상대 투수가 던지는 장면을 보고 자기 투구에 적용하고, 원하는 곳에 변화구를 넣을 능력이 합쳐진 결과다.

이날 원상현은 최고 시속 150㎞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까지 3개 구종으로 LG 타선을 상대했다.

'제4의 구종' 스플리터는 아직 연마 중이다.

원상현은 "이제 스플리터는 70∼80% 정도 만들었다.

정규시즌에 간다면 그때 써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커브로 삼진 4개 잡은 kt 신인 원상현 "커브는 진짜 자신 있어"
이처럼 커브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낸 원상현도, 시범경기이긴 해도 프로 첫 공식 무대에 엄청난 긴장감을 느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부터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였고, 숙소에서 야구장까지 걸어서 출근하며 "계속 어떡하지"라고 속으로 외쳤다고 했다.

상대했던 타자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선수는 김현수다.

원상현은 "직구가 한가운데 몰리면 진짜 (공이 멀리 날아가) 없어질 거 같았다.

아무리 잘 던져도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셨다.

아직 저는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현재 원상현은 kt의 유력한 5선발 후보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인 소형준이 6월께 돌아오면 임무를 교대하는 게 kt가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원상현은 "냉정하게 저는 형준이 형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형준이 형은 (고등학교 때부터) 전국 최고였고, 변화구도 저보다 훨씬 뛰어나다"면서 "오히려 형준이 형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조언도 많이 해주신다"고 고마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