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조사 착수…미국·중국·인도 등에서는 출시 안 돼
월드코인 "스페인 당국이 EU법 우회…부정확한 주장 퍼뜨려"
스페인, '개인정보 우려' 홍채 인식 기반 월드코인에 제동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개발한 가상화폐 월드코인에 대해 스페인 당국이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들어 제동을 걸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인 정보보호 당국(AEPD)은 홍채 인식 기반 가상화폐인 월드코인 사업에 대해 최대 3개월간의 중단 조치를 내렸다.

당국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 가능성을 감안할 때 월드코인 활동을 잠정 중단토록하는 긴급 조치가 정당화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불충분한 정보 제공, 미성년자 데이터 수집, 동의 철회에 대한 불허 등의 민원이 다수 접수돼 행동에 나섰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당국은 월드코인 측에 즉시 개인정보 수집을 중단하고 이미 수집한 정보에 대해서는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월드코인 측에 72시간 이내에 규제를 준수하고 있음을 입증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체정보 처리는 유럽연합(EU) 일반정보보호법(GDPR)에 따른 특별 보호 대상이며, EU 회원국 가운데 월드코인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스페인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당국 관계자는 "70∼80 유로(약 10만∼11만원) 정도의 적은 돈에 개인정보를 넘기는 것은 단기·중기·장기적으로 위험하다"고 당부했다.

월드코인은 올트먼이 공동창업자로 있는 업체 '툴즈포휴머니티'가 개발해 지난해 7월 정식 출시한 홍채 인식 기반 암호화폐다.

인공지능(AI)이 발전하는 상황에서 인간과 기계를 구분하기 위해 홍채 정보를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월드코인은 홍채 인식 기구 '오브(Orb)'를 통해 개인의 홍채를 자료화해 블록체인에 연결하고 ID를 만들면 그 대가로 코인을 제공하는 식으로 작동하며, 지금까지 약 120개국에서 400만명 이상이 ID를 생성했다.

세계 각국에서 월드코인과 관련한 개인정보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케냐 당국은 지난해 월드코인에 사업 중단을 명령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월드코인의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한 민원 신고가 잇달아 접수되면서 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4일 밝힌 바 있다.

월드코인은 가상화폐 관련 규제가 엄격한 미국에서는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았고, 중국·인도 등에서도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

월드코인 측은 스페인 당국이 유럽연합(EU)법을 우회하고 자신들에 대한 부정확하고 오해 소지가 있는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