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손님 경호업체 직원들 순식간에 제압 후 경찰에 넘겨

술집에 흉기를 들고 들어와 난동을 피우던 50대가 때마침 이곳에서 술을 마시던 경호업체 직원 무도 유단자들에게 단숨에 제압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오후 9시 30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소재 맥줏집에 갑자기 흉기를 손에 든 남성 A(52) 씨가 들어와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유도 유단자에 딱 걸린 술집 흉기난동범, 단숨에 제압당해
A씨는 수많은 손님이 있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길이가 상당한 흉기를 든 채 종업원에게 다가가 욕설하며 큰소리를 쳤다.

자칫 흉기로 인해 사람이 다칠 뻔한 위급한 상황에 용감하게 나선 사람은 가게 입구 쪽에 앉아있던 김정호(55) 씨였다.

사설 경호업체에서 일하는 김씨는 일을 마친 뒤 회사 후배인 김영대(49) 씨와 술을 한잔 하기 위해 이 가게를 찾은 터였다.

김씨는 소란을 피우는 A씨에게 달려가 "무기 버려"라고 두 차례 경고했으나 A씨가 듣지 않자 제압을 시도했다.

김씨는 밭다리 기술을 걸었다가 상대가 넘어가지 않자 A씨의 목을 팔로 감은 뒤 안뒤축걸기로 넘어뜨렸다.

뒤이어 A씨를 바닥에 눌러놓고 흉기를 든 오른팔을 꺾었다.

이에 동석했던 후배 김씨는 A씨의 손에서 흉기를 빼앗고 112에 신고했다.

두 사람은 A씨를 붙들어 놓고, 2~3분 뒤 현장에 도착한 매탄지구대 경찰관들에게 A씨를 인계했다.

김씨는 초등학교 때 유도를 시작, 대한유도학교(현 용인대학교)로 진학해 운동을 계속한 유도 4단의 엘리트 체육인으로 알려졌다.

후배 김씨 역시 태권도 4단의 유단자로, 키 186㎝에 몸무게 100㎏의 거구이다.

이런 두 사람이 있던 맥줏집에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 A씨가 딱 걸린 셈이다.

김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맥줏집에 들어갈 때부터 밖에 있던 A씨가 눈에 띄어 주시하고 있었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며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가게 안으로 들어와 흉기 난동을 벌이기에 사람들이 다칠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조병노 수원남부경찰서장은 "자신이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다른 시민의 안전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시민 두 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지난 5일 김정호 씨와 김영대 씨에게 표창장과 포상금을 각각 전달했다.

아울러 A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형사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