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화가' 김종학의 인물 그림…현대화랑 '사람이 꽃이다'展
원로화가 김종학(87)에게는 '설악산의 화가', '꽃의 화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오랫동안 설악산에서 지내며 그린 설악산의 사계절 풍경과 캔버스를 가득 채운 원색의 꽃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김종학이 설악산 풍경과 꽃 그림만 그린 것은 아니었다.

그는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쉬지 않고 '인물'을 그려왔다.

작가는 인물화에 대해 "사람도 꽃처럼 다양하게 생겼다"면서 "그래서 흥미롭다"고 말한다.

"흑인도 백인도 중국 사람도 일본 사람도 전부 다르게 생겼다.

그래서 꽃도 그리고 사람도 그렸다.

(중략) 인물을 직접 그리기도 하지만 대체로 기억해 두었다가 이후에 그리는 편이다.

그게 직접 보고 그리는 것보다 표현이 더 자유롭고 자유스럽다.

"(2월24일 현대화랑과 인터뷰에서)
'설악의 화가' 김종학의 인물 그림…현대화랑 '사람이 꽃이다'展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6일 시작하는 김종학의 개인전 '김종학: 사람이 꽃이다'는 그가 그린 인물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다.

전시작 143점 대부분이 그간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이다.

전시는 초기 인물 작품과 아카이브, 종이 작업 등으로 구성됐다.

1977년부터 2년간 미국에 머물렀던 김종학은 풍경과 정물, 인물화 등 여러 장르를 접하며 구체적인 형상을 탐구했다.

작가는 당시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부터 지하철에서 마주 보고 서 있던 사람까지 기억에 남은 인물의 모습을 집에 와서 그리곤 했다.

작가는 당시에 대해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는 것만큼이나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이 좋은 공부가 됐다"고 말한다.

전시에는 1978년작 '남자', 1970년대 인물 드로잉, '곰보 얼굴을 한 운전 기사'의 얼굴, 가족이나 친구들의 얼굴을 그린 종이 작업 등이 나온다.

작가는 한지나 아트지뿐만 아니라 장갑이나 물수건 등 여러 물체나 재료에도 인물을 그렸다.

이번 전시에도 물감 상자 뒷면에 서로 다른 인물 99명을 그려 넣은 1990년대 작품 '얼굴들'(Faces) 등을 볼 수 있다.

가로 8m 길이의 대작 '팬더모니엄'(Pandemonium)도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설악산의 야생화를 가득 그린 작품이다.

전시는 4월 7일까지.
'설악의 화가' 김종학의 인물 그림…현대화랑 '사람이 꽃이다'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