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수 1천500그루에 둘러싸인 수영장…첨단 시스템으로 운영
[르포] 인천에 들어설 유럽 최대 스파 '테르메'…압도적 규모
24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국제공항에서 차량을 탄 지 5분쯤 지나자 '테르메'(Therme) 건물이 보였다.

1만평(3만3천㎡) 규모로 지어져 유럽에서 가장 큰 실내 스파단지다.

주변에 마련된 대형 주차장은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빼곡했다.

주말인 데다 루마니아 기념일인 '밸런타인데이'까지 겹쳐 방문객 8천명가량이 몰린 날이었다.

입장권은 스파단지 안에서 출입할 수 있는 구역에 따라 3개 종류로 나뉘며 가격은 17∼30달러(2만2천∼4만원)였다.

칸막이로 구분된 개인 샤워실을 지나 수영장 입구에 들어서자 돔 형태의 유리 천장과 함께 촘촘하게 심어진 대형 야자수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형 스파단지의 실내 곳곳에 식재된 야자수는 1천500그루가 넘었다.

또 80만본 식물도 함께 심어져 마치 거대한 수목원 안에서 수영과 사우나를 즐기는 느낌이 들었다.

[르포] 인천에 들어설 유럽 최대 스파 '테르메'…압도적 규모
로버트 하네아 테르메 그룹 회장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물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시설 중에서는 처음으로 국제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제도(LEED)에서 최고(Platinum) 등급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1999년 설립돼 오스트리아 빈에 본사를 둔 테르메 그룹은 현재 독일과 루마니아에 스파·리조트 단지 4곳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테르메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 부쿠레슈티 지점이다.

2016년에 개장했다.

또 다른 직영점으로 4천300억원을 들여 짓고 있는 영국 멘체스터 지점은 내년에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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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쿠레슈티 지점은 실내외 수영장만 10개가 넘고 워터슬라이드도 16개나 갖췄다.

이용객들은 건·습식 사우나 10곳에서 흠뻑 땀을 뺄 수 있으며 수영과 사우나를 즐긴 뒤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허기진 배를 채울 수도 있다.

유럽 최대 규모답게 지난해에만 150만명이 테르메 부쿠레슈티 지점을 찾았다.

이들 중 70%가량은 루마니아 현지인이었고, 나머지는 이탈리아·이스라엘·프랑스 등지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으로 집계됐다.

지붕과 벽체 대부분은 유리로 설계했으며 한여름에는 돔 형태의 천장이 열리기도 한다.

실내에 항상 물이 가득 찬 스파시설인데도 결로 현상이 전혀 생기지 않게 특수 환기시스템도 운영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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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하 3.2㎞에서 끌어올린 온수의 열기를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과 1년 중 360일을 운영하면서도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는 수질정화 시스템은 특허받은 테르메 그룹만의 첨단 운영 기법이다.

수영장과 사우나에서 사용한 물은 모두 재활용하고 있었다.

지하 관로가 1천200㎞에 이를 정도로 복잡한데도 관리 시스템은 철저했다.

야자수도 양분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관리됐다.

로버트 회장은 "다른 스파시설은 대부분 온천수를 그대로 쓴다"며 "테르메는 피부에 좋은 유황 비율을 인체에 맞게 최적화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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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21년부터 테르메 그룹과 함께 송도국제도시에 스파와 워터파크를 갖춘 식물원 형태의 '웰빙 리조트'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검토 중인 위치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배후단지 '골든하버' 부지다.

인천경제청은 사업 유치를 위해 지난해 12월 골든하버 상업용지 2개 필지(9만9천㎡)를 인천항만공사(IPA)로부터 2천688억원에 이미 사들인 상태다.

이 부지는 유럽 최대 규모인 부쿠레슈티 지점보다 3배 수준으로 큰 규모다.

테르메 그룹 코리아는 지난해 인천경제청과 맺은 협약에 따라 올해 말까지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고, 내년 6월까지 부지 임대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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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리안 야콥 테르메 그룹 부회장은 "서울, 제주도, 부산 등 한국의 많은 곳에 직접 가봤다"며 "비행기에서 내려 가장 먼저 닿는 곳이 인천이어서 아시아 첫 사업지로 택했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테르메 그룹에 최소 50년가량 부지를 임대할 계획이며 연간 임대료는 15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공유재산법에 따라 공시지가의 6%를 임대료로 책정한다"면서도 "경제자유구역법을 적용하면 임대료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테르메 그룹은 인천에 최소 8천억원을 투자할 의향을 갖고 있다"며 "8년 전에 지어진 부쿠레슈티 지점보다 더 최신식으로 만들 계획이어서 사업비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르포] 인천에 들어설 유럽 최대 스파 '테르메'…압도적 규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