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탁구, 부산세계선수권서 '최강' 중국에 2-3 석패
한국 탁구 에이스 장우진 "'이젠 중국에 안된다' 인식 깨뜨렸다"
"한국 탁구가 이젠 중국에 안 된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인식은 깨뜨린 것 같네요.

"
한국 탁구의 '에이스' 장우진은 중국과의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24일 부산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9일째 남자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중국에 매치 점수 2-3으로 아깝게 역전패했다.

비록 졌지만, 한국은 세계랭킹 1~3위로 전열을 짠 중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쳐 보이며 홈 팬들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장우진이 선봉에 섰다.

1단식에 나선 그는 랭킹 2위이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4관왕인 왕추친을 3-1로 물리쳤다.

장우진은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린 세계대회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준 것 같아 다행"이라면서 "그동안 우리가 중국에 쉽게 졌다.

이젠 중국에 안 된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인식은 깨뜨린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운도 따랐다.

장우진의 샷이 잇따라 네트를 스치고 넘어가 연속 득점으로 이어졌다.

한국 탁구 에이스 장우진 "'이젠 중국에 안된다' 인식 깨뜨렸다"
평소 감정 표현을 잘하는 왕추친은 테이블에 드러누워 '코믹'하게 좌절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장우진은 "왕추친은 원래 다른 중국 선수들에 비해 친근감이 있는 선수로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면서 "우리 홈에서 하다 보니 왕추친이 실수가 잦았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이 따낸 두 번째 매치포인트는 '33세 맏형' 이상수(삼성생명)의 작품이었다.

역대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35세 마룽을 상대로 3-2 풀게임 승리를 거뒀다.

이전까지 이상수는 마룽을 상대로 단식에서 1승 7패를 기록 중이었다.

단 한 번의 승리는 12년 전 인천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16강전에서 올렸다.

이상수는 "마룽과의 경기는 늘 똑같았다.

마룽은 늘 잘했고, 내가 잘 치면 이기고, 내가 못 치면 쉽게 졌다"면서 "이번에도 나만 잘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중국 선수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탁구 에이스 장우진 "'이젠 중국에 안된다' 인식 깨뜨렸다"
이상수는 또 "(인생 경기를 꼽자면) 오늘 경기가 내 커리어에서 2~3번째 안에 들지 않을까 싶다"면서 "많은 팬 앞에서 이런 경기를 펼친 경험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2단식과 5단식에 나선 임종훈(한국거래소)은 아쉬움이 짙어 보였다.

그는 2단식에선 판전둥에, 5단식에선 왕추친에 패했다.

매치 점수를 따내지 못한 그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오고서 한동안 엎드려 있었다.

장우진이 "야 왜 그래~"하며 타박하자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임종훈은 "현들이 잘해줬기에 힘도 많이 났는데… 아쉽다기보단 아깝다.

다음에는 후련한 마음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