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본부장 첫 관료 임명에 R&D 예산 조정 속도낼 듯…조성경 1차관 경우 경질 해석도
이례적 과기부 차관 3명 동시 교체…R&D 예산 삭감 진통 반전 노린 듯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3명이 이례적으로 한번에 교체된 것은 대통령실이 과기정통부의 쇄신을 위해 부처 장악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내린 인사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졸업식에서 졸업생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항의하다 들려 나가는 등, 지난해 R&D 예산 삭감 논란이 여전히 이어지자 분위기를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에 임명된 이창윤 1차관, 강도현 2차관,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모두 내부 승진으로 조직 장악력을 기대하는 인사로 해석된다.

이들 세 명은 모두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8월 처음 과기정통부 실장으로 승진한 이력도 갖고 있다.

이들 중 이 신임 차관과 강 신임 차관은 대통령실 인수위원회에 파견된 만큼 현 정부의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도 있다.

특히 과기혁신본부장의 경우 지금까지 네 차례 모두 연구자 출신이 직을 맡았는데, 이번에 류 신임 본부장이 관료 출신으로는 처음 선임되면서 정책 이해도를 더 높이 샀다는 분석이다.

류 본부장의 경우 기획재정부 예산실 출신인 만큼 윤 정부가 꾸준히 강조해 온 R&D 예산을 혁신 기술 위주로 조정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는 카드라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R&D 예산 삭감 이후 R&D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여전히 속도가 느리고 대통령실과 잘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정부 내 불만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조성경 1차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과학기술비서관에서 임명된 실세 차관이었음에도 8개월 만에 자리를 뜨게 되며 사실상 경질된 것이란 해석이 과학계에서 제기된다.

조 차관은 과학기술계 카르텔이 없다는 정부 기조와 달리 카르텔이 있다는 취지로 R&D 예산 삭감을 주도해 왔다.

그러면서 카르텔 발언, 타 부처 인사와 충돌,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과학기술계에서도 조 차관이 현장과 소통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꾸준히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R&D 예산 삭감 이후 과기정통부와 현장 소통 문제가 꾸준히 불거진 만큼 이를 더 강화하라는 뜻에서 상대적으로 외부 소통이 잦았던 관료들을 올렸단 해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