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40여분만에 오인 확인…"별일 없어 다행"

광주 공군기지 폭발물 의심에 주민 대피 소동…'화들짝'
"깜짝 놀라서 부랴부랴 대피했죠."
19일 오후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우체국에서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돼 대피 소동을 벌인 광산구 원도산마을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공군기지와 인접한 이 마을 주민들은 '폭발물이 발견돼 대피하라'는 경찰의 경고 방송에 화들짝 놀랐다고 했다.

평화롭고 조용한 시골 마을에 경찰차가 6~7대 출동하더니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여러 차례 대피 방송을 했다.

경찰이 마을 진입로를 통제하고, 인근 부대에서 비상 출동한 군인들이 부산하게 움직이자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주민들은 귀중품을 챙길 새도 없이 옷만 챙겨입고 부랴부랴 지정된 대피 장소로 몸을 피했다.

마을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에서도 어린 학생들이 교사와 인솔자를 따라 단체로 대피했지만,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주민 형모(74) 씨는 "대피하라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경찰과 군인들이 생각보다 많이 출동해 있어 그제야 심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큰일 없이 끝나 다행"이라고 말했다.

광주 공군기지 폭발물 의심에 주민 대피 소동…'화들짝'
마을 주민은 대부분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어서 보행 보조기구에 의지해 대피해야 했다.

700m가량 떨어진 대피 장소까지 걷는 게 힘들어 중간중간 쉬어가면서도 "운동했다고 생각하련다"며 "별일 없으니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부 몸이 불편한 주민들은 경찰차나 마을 주민의 차를 얻어타고 마을을 떠났다.

보행 보조 기구를 끌던 90대 주민 김모 할머니는 "무슨 큰일이 벌어졌다고 해서 동사무소까지 대피했다가 오는 길"이라며 "타지에 사는 아들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괜찮다고 전해줘야겠다"고 말했다.

폭발물 의심 물체는 1시간 40여분만에 일상용품으로 확인되면서 주민 대피와 활주로·민간공항 통제 상황은 해제됐다.

폭발물 의심 소동은 이날 오후 1시 50분께 광주 광산구 공군 제1전투비행단 복지관 내 우체국에서 탐지견 수색 도중 수상한 우편물 상자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1차 탐색 결과 폭발물로 의심되는 내용물이 탐지돼 군경이 활주로 등 군 공항 주요 시설을 통제하고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그러나 폭발물 의심 물체 안에는 휴대전화 충전기, 치약, 신발 등 폭발물과 관련 없는 일상용품이 들어있어 이날 오후 3시 30분께 비상 상황 관리는 해제됐다.

광주 공군기지 폭발물 의심에 주민 대피 소동…'화들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