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 상원의원, 강경 입장…침묵 지키는 트럼프와 대조돼
'친트럼프' 美 의원 "나발니 사망 관련 러 테러지원국 지정해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이 러시아의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수감 중 사망 사건과 관련,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18일(현지시간) CBS '페이스더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나발니는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용감한 사람 중 한 명"이라며 "그는 (2022년) 러시아로 돌아갔을때 푸틴에 의해 죽을 수 있음을 알았을 것이고, 결국 푸틴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어 "러시아를 미국 법률 하에서의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 나발니를 죽인 대가를 치르게 하자"며 자신이 이 방안을 민주당 소속 다른 상원의원 2명과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나발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러시아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고, 나는 그 생각에 동의한다"며 "그들이 지불할 대가는 테러지원국 지정"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에 포함하는 입법 절차는 이르면 주초에 이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테러지원국 지정 자체는 국무장관의 결정 사항으로, 의회는 지정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거나 결의를 채택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미국 국무부는 테러활동에 연루되거나 테러단체를 지원한 나라들을 지정해 각종 제재를 가함으로써 국제사회의 테러확산을 막겠다는 차원에서 1978년부터 매년 테러지원국 명단을 작성해왔다.

현재 미국 정부가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나라는 북한, 쿠바, 이란, 시리아 등 4개국이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의 수출관리법과 수출관리규정에 따른 제재를 받는다.

우선 수출관리법 적용대상이 되면 무기수출통제법과 대외원조법, 수출입은행법, 국제금융기관법, 대외활동수권법 등이 적용되며 이런 법들에 근거해 무역제재, 무기수출 금지, 테러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금지, 대외원조금지 등의 규제를 받게 된다.

통상과 관련해서는 일반 특혜 관세제도의 적용금지, 대외원조 및 수출입은행의 보증금지, 국제금융기구에서의 차관지원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미국이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경우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러시아와 여전히 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나라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이다.

미국 상원에서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그레이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나발니 사망에 대해 여태 침묵을 지키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러시아 고위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고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던 나발니는 혹독한 환경으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지난 16일 돌연 사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