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첫 적자, 정말 신세계건설 탓일까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이마트, 신세계건설보다 더 큰 문제는


2023년 연간 영업실적을 발표한 이마트, 공시를 보며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지난해 매출 29조 4,722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는데 연간 기준으로는 2011년 상장 후 첫 적자입니다. 영업실적과 함께 낸 손익구조 변경 공시를 보면 신세계건설로 명시한 종속회사의 손익악화로 연결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고 했습니다. 이것만 보면 아 부동산PF 문제구나, 그것 때문에 이마트가 어렵구나 이렇게만 생각할 수가 있겠지요.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마트도 실적이 안 좋습니다. 오히려 이마트 경영 부진을 관계사로 약간 덮어보는 그런 느낌도 있고, 공시만 보면 이마트 세부 실적을 알 수가 없었거든요. 이마트라는 회사 자체가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별도기준으로 보면 이마트의 2023년 영업이익은 1,880억원입니다. 2022년 영업이익 2,589억원과 비교해도 줄었고, 영업이익률 자체도 1.1%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줄었습니다. 이마트의 실적은 우리가 알고있는 할인점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등으로 구성이 되는데, 할인점 부문의 매출이 4분기에 전년비 3.8% 줄었고요, 영업이익도 감소했습니다. 본업도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이라는 뜻이겠습니다.

연간 기준 사상 첫 영업 적자라는 펀치를 맞은 이마트라는 기업의 미래는 어떨까요. 거시적 환경 가운데 대형마트 휴일 의무휴업 폐지와 같은 규제 완화 흐름은 이마트에겐 긍정적이겠습니다. 이런 환경을 수익성으로 얼마나 잘 바꾸어내느냐가 관건이겠지요. 또 하나, 이마트라는 회사의 본질이 전국 오프라인 매장인데요. 주요 경쟁사가 고정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폐점하는 기로에 있고, 이마트도 지난해까지는 매장 정리를 했었지만 이제부터는 정반대 전략으로 갈 예정입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올해부터는 우리의 영업 기반인 점포의 외형 성장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했고요, 그러니까 이마트는 어려울 때 점포 늘리겠다는 뜻인데 이런 부분이 효과를 낼지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이마트 첫 적자, 정말 신세계건설 탓일까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또 하나 살펴볼 건 이마트의 잠재 불확실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오너 리스크' 부분입니다. 경영문제 뿐 아니라 시장 심리가 중요한 유통이라는 특성에서 오너의 이미지도 중요한데, 최근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NS 좀 덜 하셨으면 하는 주주분들 꽤 계실 겁니다. 자연인과 경영인의 말의 무게는 다르니까요. 어쩌면 이건 우리의 말이나 행동의 일부가 너무 쉽게 확대 재생산되는 지금의 구조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제이릴라를 오너리스크 때문에 사지 않는다는 젊은 부자들을 봤습니다. 이마트의 얼굴은 현재 상황에선 최고경영자가 아니라 오너이지요. 오너의 행동은 브랜드에 대한 변수가 됩니다. 2019년에 정 부회장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부탁을 받아 농가에서 안 팔리는 못난이 감자를 흔쾌히 이마트 매대에 올리던 때를 기억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이마트라는 회사 이야기로 돌아가볼까요. 이마트는 저PBR주 가운데서도 PBR이 낮은 종목입니다. 시가총액이 자산의 10분의 2 수준이지요. 최근 저PBR주가 각광을 받는 가운데에도 이마트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인데, 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 발표 이후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에 대한 전망을 낮췄습니다. IBK투자증권은 이마트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가는 7만원으로 다시 제시했습니다.
이마트 첫 적자, 정말 신세계건설 탓일까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또다시 강달러 걱정…우리 환율은

1월 미국 소비자물가(CPI)가 예상을 웃돌면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어느덧 104선을 넘어섰습니다. CPI 데이터 이후로 시장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도 생각했던 것과 달라졌습니다. 미국 시카고 기금금리 시장 선물 데이터 보면 한 주 전과 달리 올해 미국 금리 인하폭 전망이 110bp에서 90bp로 낮아졌습니다. 이건 올해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천천히 될 뿐 아니라, 시장에서 생각하던 금리 인하 횟수가 하나 줄어들었다는 뜻이 됩니다. 달러가 예상보다 더 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신기합니다. 달러가 강해졌다는 것은 한편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다는 뜻으로 볼 수 있는데 오늘 미 증시를 비롯해서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은 여보라는 듯 상승세입니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돌파했고, 오전 8시 기준 현재는 24시간 전보다 4% 정도 오른 5만1,700달러선에서 움직입니다.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14% 넘게 올랐고요. 같은 흐름을 국내 증시에 기대한다면 국내 비트코인 관련주, 우리기술투자나 한화투자증권 등도 오늘 장에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겠지요. 미 증시도 하루만에 반등했는데 전반적으로 고금리 지속 가능성 속에서도 시장의 탐욕심리가 증가하는 모습입니다. CNN 공포와 탐욕지수보면 탐욕지수가 전날보다 5포인트 오른 73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마트 첫 적자, 정말 신세계건설 탓일까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 혹은 시장에 여전한 탐욕과는 별개로, 미국의 높은 물가가 불러온 강달러 현상이 우리 환율에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우리은행은 당분간 달러약세 전환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전망하면서 현재 1330원 중반대인 원달러 환율이 1,340선이라는 단기 고점을 돌파할지 여부가 단기적인 환율의 향방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미국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현재 상황에서는 1,340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높고, 추가 상승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2차 저항선은 1,370원선으로 제시했습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