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이 분기 매출 절반 차지하기도…재계약 불발·입대 등 이슈에 취약
스타 1명이 먹여살리는 엔터사…신인 발굴 등 수익 다변화 고민
"B 아티스트의 경우 음반 활동 및 광고·연기 활동을 꾸준히 이어감에 따라 개별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전체 매출액 대비 23∼54%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지난달 19일, 판타지오 증권신고서)
연예인의 인기는 저마다 천차만별인 게 당연하다지만, 특정 스타에게 매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연예 기획사의 고민도 깊어져 가고 있다.

특히 연예인을 둘러싼 각종 변수에 주가가 휘청이는 상장 기획사들은 신인·신사업 발굴 등으로 먹거리 다변화를 위해 애쓰는 모양새다.

15일 가요계에 따르면 차은우의 소속사로 잘 알려진 코스닥 상장사 판타지오는 지난달 증권신고서에서 2021년 이래 '주요 아티스트' A, B, C의 매출과 그 비중을 공개했는데, 이 세팀의 합산 매출 비중은 최대 83%(2021년)에 달했다.

B의 경우 2021년 54억원(31기·23%), 2022년 상반기 26억원(32기·17%), 2022년 하반기∼지난해 상반기 119억원(33기·31%)으로 매출 비중이 컸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67억원(34기 1분기·54%)에 달해 스타 1명의 매출 비중이 회사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A 역시 같은 2021년 133억원(57%), 2022년 상반기 93억원(61%), 2022년 하반기∼지난해 상반기 89억원(23%) 등으로 비중이 컸다.

C는 2022년 하반기에서 지난해 상반기 15억원으로 매출의 4%를 차지했다.

2015년 웹드라마 '투 비 컨티뉴드'로 프리데뷔했고 2022년 정규 3집을 냈다는 설명에 따라 A는 그룹 아스트로, 그룹 워너원 출신이라는 C는 배우 옹성우다.

관심을 끄는 B는 '음반, 광고, 연기 활동을 꾸준히 했다'는 설명에 차은우로 추측할 수 있지만, 판타지오 관계자는 "매출에 관계된 부분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타 1명이 먹여살리는 엔터사…신인 발굴 등 수익 다변화 고민
판타지오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소속 아티스트의 인지도 및 활동량, 계약 사항이나 신상의 변동에 따라 매출이 크게 영향을 받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당사는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신규 아티스트의 발굴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드라마 제작 사업부의 매출이 발생함에 따라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향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판타지오는 지난해 신인 보이그룹 루네이트를 데뷔시켰고, '오늘도 사랑스럽개'·'환상연가' 같은 드라마를 제작하는 등 수익 다변화에 공을 들였다.

최근에는 '대장금' 신드롬의 주역 이영애를 앞세워 새 드라마 '의녀 대장금'(가제) 제작 계획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 같은 수익 다변화 과제는 비단 판타지오 뿐만의 문제는 아니다.

판타지오처럼 구체적인 수치까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굵직한 상장 기획사라면 모두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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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기간이 만료됐는데 재계약이 불발되거나, 인기 남자 스타가 입대하는 경우 일정 기간 매출 급감을 피할 수 없어서다.

YG엔터테인먼트는 작년 여름부터 초유의 관심사였던 걸그룹 블랙핑크 재계약 문제로 반년이나 골머리를 앓은 끝에 새해 들어서야 '팀으로는 전원 재계약·개인으로는 결별'이라는 결론을 냈다.

YG로서는 월드투어로 180만명을 동원하는 블랙핑크가 소속 가수 라인업 가운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한시름 놓았지만, 솔로 활동을 놓친 만큼 새 IP(지식재산권) 발굴이 발등의 불이 됐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4년은 YG에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전망"이라며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블랙핑크의 단체 재계약은 성공해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러나 블랙핑크의 2024년 단체 활동 여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2024년 실적 변동성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원은 그러면서 "보수적인 관점에서 2024년 감익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YG는 이에 올해 그룹 트레저로 내실을 기하면서도 신인 베이비몬스터 띄우기에 총력을 쏟을 전망이다.

베이비몬스터는 최근 신곡 '스턱 인 더 미들'(Stuck In The Middle)을 발표한 데 이어 4월 멤버 아현이 합류한 새 미니음반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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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가요 기획사 하이브 역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입대를 전후해 신인을 대거 배출해 '다음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지난 2022년 기준 방탄소년단의 매출 비중은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는 2022년 걸그룹 르세라핌·뉴진스, 지난해 그룹 보이넥스트도어를 데뷔시켜 성공을 거뒀다.

올해는 지난달 그룹 투어스(TWS)가 신고식을 치른 데 이어 3월 걸그룹 아일릿이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 2월 "방탄소년단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 아티스트의 비중이 40% 중반 정도를 기록했다"며 "(방탄소년단을 뺀) 순서는 세븐틴이 여전히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엔하이픈·신인 그룹들 순서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