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인체 면역 반응에 나이만큼 영향 미쳐"
담배가 인체의 면역 반응에 나이나 성별, 유전 요인 만큼 큰 영향을 미치며, 이런 영향은 금연 후에도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파리 파스퇴르연구소 대라 더피 박사팀은 15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1천 명을 대상으로 환경 요인이 면역 반응의 변동성(variability)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흡연과 거대세포바이러스 잠복 감염, 체질량 지수(BMI)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세균과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나타나는 면역 반응은 개인마다 크게 다르며, 나이, 성별, 유전적 요인 등이 면역 반응의 변동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사이토카인의 분비 차이를 유발하는 변수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면역 자극에 대한 반응의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체에 노출됐을 때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에 초점을 맞췄다.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과 면역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밀리에유 인테리에(MI) 프로젝트 참가자 1천 명을 대상으로, 면역 작용제 11가지에 22시간 동안 노출된 다음 질병 관련 사이토카인 13가지 농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하고 이를 면역 작용제에 노출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된 환경요인 가운데 흡연이 면역 반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은 일반적인 면역반응을 결정하는 선천성 면역은 물론 병원체 침입 등에 대응하는 후천성 면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흡연이 선천성 면역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고 금연 후 사라졌지만, 후천성 적응 면역에 미치는 영향은 흡연 후에도 수년간 지속되면서 감염이나 기타 면역 문제 발생 시 사이토카인 분비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흡연으로 인한 면역 반응의 차이는 나이나 성별, 유전 요인 등 수정할 수 없는 요소로 인한 차이만큼이나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이 연구에서는 흡연 외에도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와 정상인에게는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에이즈 환자나 신생아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거대세포바이러스(CMV) 잠복 감염도 사이토카인 분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흡연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수정할 수 있는 환경요인이 면역 반응의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며 이런 변수가 면역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면 치료법과 백신 설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류머티즘 연구소 양루오 박사팀은 함께 게재된 논평(News & Views)에서 "이 연구는 흡연이 노화나 유전과 마찬가지로 특정 면역 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금연 후에도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금연과 건강한 생활방식을 선택해야 할 또 하나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