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5만달러까지 갈 것…ETF 승인에도 거래소 수혜"
"올해 비트코인은 14만~15만달러까지 상승할 것입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사진)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4년 말까지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4조5000억~5조달러까지 커질 것”이라며 “비트코인 도미넌스를 감안할 때 비트코인은 현재 시세보다 3배 이상 뛸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가상자산 시장 내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규모를 말한다. 현재 비트코인은 4만~5만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석문 센터장은 골드만삭스, UBS, 크레디트스위스, 노무라증권 등을 거친 ‘정통 금융맨’ 출신으로 2018년 코빗에 합류했다. 2021년부터 국내 최초의 가상자산 리서치센터인 코빗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가격 하락은 “그레이스케일 ETF(GBTC)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진 영향으로 일시적인 것"이라며 ”현재는 매도세가 대부분 진정됐다“고 봤다. 미국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2013년 비트코인 신탁 상품으로 출시한 GBTC를 ETF로 전환해 상장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가 보유했던 GBTC를 처분했다는 설명이다. 이달 들어서는 GBTC 환매가 줄고 블랙록, 피델리티 비트코인 현물 ETF의 순유입이 늘었다.

비트코인 상승세를 점치는 이유에 대해 정석문 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제도권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이 뚫린 데다 오는 4월 반감기도 예정됐다”고 답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으로 4년 주기로 돌아온다.

또 다른 호재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꺾였지만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투자 심리는 회복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풀리면 비트코인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포트폴리오 전략 차원에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비중은 9 대 1, 8 대 2가 적당하다고 봤다. 비트코인을 따라서 이더리움 등 여타 알트코인도 반등하겠지만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만큼 자산 배분을 더 작게 가져가라는 것이다. 그는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며 ”하루에 20-30% 빠져도 동요하지 않을 만큼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제기되는 가상자산 거래소 비관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금 ETF가 처음 나왔을 때도 금괴를 사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금괴 거래도 함께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이라는 믿을 만한 중개처가 생기면 비트코인의 거래·투자도 활성화될 것”이라며 ”곧 가장자산 거래소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고 했다.

다만 정석문 센터장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활성화 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자본의 흐름이 자유로워야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게 쉽다“며 ”블록체인 기반의 STO(토큰증권발행), NFT(대체불가능토큰) 역시 제도권으로 수용하려면 뉴욕, 런던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