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의 추억] 명동 뒤덮었던 주식주문표…거리로 나온 1980~1990년대 한국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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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디스카운트 논란이 거셉니다. 한국 상장기업의 주식 가치 평가 수준이 유사한 외국 상장기업에 비해 낮게 형성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입니다. 지난 1월 주요 20개국 가운데 한국 주식시장이 가장 부진했습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의 자금도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1월 한달 동안 국내 투자자 예탁금이 무려 9조원이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투자자들이 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코리아디스카운트 논란은 21세기의 현상만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고속성장의 가도를 달리고 있던 1980~1990년대에도 한국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을 화나게 했었습니다. 해외 투자가 불가능했던 1980~1990년대, 한국의 투자자들은 어떤 방법으로 코리아디스카운트에 대응했을까요? 그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투자자들은 민주화운동과 노사분규 때처럼 시위를 벌였습니다. 다른 특별한 대응방법이 없어서였습니다.
투자자 시위의 하이라이트는 명동에서 벌어졌습니다. 1992년 8월 21일 투자자들이 명동 증권가 빌딩 옥상에서 당시 주식거래 때 사용하던 매매주문표를 허공에 날렸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명동 거리는 하얀 주문표로 뒤덮였고, 시민들은 그 주문표를 밟고 지나갔습니다.
신경훈 디지털자산센터장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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