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尹대통령, 명품백 논란에 "앞으로 국민 걱정 없도록 할 것"-4
-- 최근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피습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피습됐다. 정치인들의 잇단 테러, 왜 이런 현상이 나온다고 보나.
▲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수십년간 쌓여온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긍정의 정치라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자신이 잘한 것을 홍보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려면 정말 어렵고 노력도 많이 해야 하고 효과도 떨어지지만, 남을 음해하고 공격해서 반사이익을 보기는 참 쉽다. 긍정의 정치보다는 증오의 정치, 공격의 정치가 훨씬 더 효과적이고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렇게 돼 오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더구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때문에 SNS라든지 이런 것이 활발해져 물리적 여건도 마련됐다. 정답이 딱 도출되긴 어려울 것 같다.
취임사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반지성주의, 거짓, 가짜 이런 것에 터 잡아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거짓과 가짜, 음해, 공격 이런 것들이 단순히 물리적 폭력만이 아니라 그 기저에는 상대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을 통해서라도 제압해야겠다고 그러니 폭력이 거기서 나오는 것 아니겠나. 문화가 이렇게 바뀐 것이 참 안타까운데 우리가 모두 다시 한번 돌이켜보고 생각해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더구나 선거를 앞두고 과연 '우리가 이성을 찾고 반지성주의에서 벗어납시다'라는 얘기가 얼마나 먹힐지 가늠하기 어렵다.
--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개식용 금지법'이 통과됐다. 개식용 금지법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조언도 들었나.
▲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개 식용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도 많이 받았다. 나는 개 식용을 금지하는 것이 맞지만, 법으로 당장 강제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가 오해를 많이 받고, 두둔하는 것이냐고 비난도 많이 받고 홍역을 치렀다. 이제는 국민 100%가 찬성해야 법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개 식용에 대한 금지법률은 국민 문화나 이런 것이 바뀌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추진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첨단과학기술이 이렇게 발전한 나라인데 해외에서 한국에 실망할 수도 있다. 이 법은 여야 합의로 (처리됐고) 이제는 우리가 바꿔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 김 여사는 애견, 동물보호에 관심 많은데, 이런 문제에 서로 얘기하나.
▲ 얘기한 적 있다. 내가 아내와 강아지 6마리를 키우면서 자식처럼 생각하니까 많은 견주, 개 식용 금지를 반대하는 분들이 나와 아내에게 개 식용 금지 입법화 운동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해서 집에서도 이 문제에 관해 얘기한 적 있다. 나도 이제는 우리나라 국민들 문화가 많이 바뀌었기에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집사람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 김 여사와 이 법안 말고도 다른 사안도 많이 논의하나.
▲ 그래도 부부니까 얘기를 하고 하지만, 나도 늦게까지 일하고 아침 일찍부터 일하고 하다 보니 대화를 많이는 못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아내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 최근에 많은 논란이 된 이른바 파우치 문제. 어떤 방문자가 김 여사를 만나 가방을 놓고 가는 영상이 공개됐다. 의전과 경호에 문제가 심각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어떻게 일어난 일인가.
▲ 일단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 일이다. 우리가 서초동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6개월가량 살다가 용산 관저로 들어갔다. 내 아내 사무실이 그 지하에 있었다. 거기에는 검색기를 설치할 수가 없었다. 설치하려면 복도가 다 막혀서 주민에게 불편을 주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다. 내가 볼 때는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 그래서 아마 사저에 있으면서 지하 사무실도 있고 하다 보니까 자꾸 오겠다고 해서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그렇지만 내게 만약 미리 이런 상황을 얘기했더라면 나는 아직도 26년간 사정 업무에 종사했던 DNA가 남아있기 때문에 조금 더 단호하게 대했을 텐데, 아내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물리치기가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좀 아쉬운 점은 있다. 국민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기도 좀 사실은, 지금도 시간이 좀 짧은데. 정말 이거 하나만 가지고 국민들께서는 직접 내 입으로 자세히 설명해주길 바랄 수 있겠지만 그것이 낳을 수 있는 부정적인 그런 상황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금은 이제 관저에 가서 그런 것이 잘 관리될 뿐 아니라 조금 더 선을 분명하게 국민들께서 오해하거나 불안해하시거나 걱정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그런 부분들은 분명하게 해야 할 것 같다.
-- 여당에서는 이 사안을 정치공작이라고 부르면서 김 여사가 정치 공작 희생자가 됐다고 얘기한다. 동의하나.
▲ 시계에다가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죠. 또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서 이렇게 이걸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고 봐야죠. 그러나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박절하게까지 누구를 대해선 안 되겠지만 조금 더 분명하게, 좀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선을 그을 때는 선을 그어가면서 처신해야 하겠다는 그런 것이죠.
-- 대통령의 의지를 강화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특별감찰관 내지 제2부속실을 설치해 시스템적으로 보좌하자는 의견이 있다. 어떻게 보나.
▲ 나는 임기 초부터 감찰관은 국회에서 선정해서 보내는 것이고 대통령실은 받는 것이다. 내가 사람을 뽑고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걸 가지고 민정수석실이다, 감찰관이다, 제2부속실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제2부속실 같은 경우 우리 비서실에서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는 별로 도움 안 되는 것 같다. 어떤 제도든 간에 어떤 비위나 문제가 있을 때 사후 감찰하는 거지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제2부속실이 있었더라도 아내가 내치지 못해서 자꾸 오겠다고 하니까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 건데 그걸 박절하게 막지 못하면 제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나나 내 아내가 앞으로 국민께서 걱정 안 하시도록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명확하게, 단호하게 해야 한다는 그런 점이고 이런 제2부속실을 비롯한 제도들은 지금 검토하고 있다.
-- 이 이슈 가지고 부부싸움 했나
▲ 전혀 안 했다. 하하.
(계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