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교역액 794억달러…中·美 이어 3위
K-반도체 수출부진 등으로 전년대비 수출·흑자규모는 축소
베트남, 2년 연속 일본 제치고 '한국의 3대 교역국' 자리지켜
지난해 한국과의 교역 규모에서 베트남이 중국, 미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의 '3대 교역국' 자리를 지킨 것이다.

5일 한국무역협회의 무역 통계 시스템 'K-stat'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對)베트남 수출은 534억9천만달러, 수입은 259억4천만달러로, 무역수지 흑자는 275억5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전년보다 12.3% 감소했고, 수입은 2.9% 줄었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19.5% 축소됐다.

수출·수입·무역수지 등 3대 지표가 모두 전년보다 꺾였지만, '교역 규모 794억3천만달러'로 베트남은 지난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의 3대 교역국 자리를 지켰다.

이는 1위 중국(2천676억6천만달러)의 30% 수준, 2위 미국(1천869억6천만달러)의 42% 수준에 해당한다.

교역 규모 면에서 2년 연속 일본(766억8천만달러)을 앞선 것이기도 하다.

무역수지에서 베트남은 지난 2022년 한국에 342억4천만달러의 흑자를 안기며 미국(279억8천만달러)을 제치고 최대 무역흑자국으로 부상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이 최대 무역흑자국이었고, 베트남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 2년 연속 일본 제치고 '한국의 3대 교역국' 자리지켜
베트남과의 교역에서 수출이 줄고 무역 흑자가 축소된 것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 부진 때문이다.

글로벌 시황 악화 등으로 '효자 품목'인 반도체의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이런 상황이 베트남과의 교역에도 반영된 것으로, 전체 베트남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달한다.

지난해 베트남으로의 반도체 수출은 127억3천만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21.6% 감소했다.

반도체 외에도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123억5천만달러·1.4%↓), 석유제품(33억3천만달러·10.8%↓), 무선통신기기(21억7천만달러·8.1%↓), 합성수지(20억달러·22.5%↓) 등 5대 품목의 수출이 모두 전년에 비해 뒷걸음질 쳤다.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 역시 259억4천만달러로 전년보다 2.9% 감소했으나, 수출 감소 폭이 더 커 무역수지 흑자 폭도 함께 축소됐다.

베트남, 2년 연속 일본 제치고 '한국의 3대 교역국' 자리지켜
한국과 베트남의 무역은 지난 1992년 수교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수교 당시 5억달러에 불과하던 양국 교역 규모는 30년 이상 지난 현재 150배 넘게 커졌고, 교역 품목 또한 직물, 의류 등 노동 집약 상품에서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진화했다.

특히 2014년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양국 교역 규모는 300억달러대에서 800억달러 규모로 2.5배 이상 성장했다.

2014년 당시 베트남은 한국의 8위 교역국에 불과했지만, FTA가 발효된 2015년에 4위로 올라선 데 이어 2022년에는 일본(853억2천만달러)을 제치고 처음 3위에 올랐다.

양국의 무역·투자는 기본적으로 한국이 베트남에 투자한 후 현지 공장에 필요한 중간재를 수출하고, 베트남은 완성된 최종재를 한국에 수출하는 구조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전체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현지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으로, 2022년 하노이에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2년 연속 일본 제치고 '한국의 3대 교역국' 자리지켜
최근 들어서는 한류의 영향으로 'K-뷰티', 'K-푸드' 관련 제품의 수출도 증가 추세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정상외교를 통해 양국이 2030년까지 교역규모를 1천5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하고 민간을 중심으로 111건의 양해각서를 맺는 등 향후 경제협력 전망은 밝다"며 "기존 제조업뿐 아니라 공급망, 청정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로의 협력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