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려는 동네 수도 요금이 2배나 더 비싼 이유가 뭔가요?"
경기도 성남시에서 양주시로 이사를 준비 중인 A(42)씨는 두 도시의 수도 요금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A씨는 3일 연합뉴스에 "성남시에 살 때는 평소 수도 요금으로 월 2만5천∼3만원을 냈다.

그런데 양주에 사는 다른 사람들 수도 요금 고지서를 보니 월 4만8천원이었다"며 "양주시청에 전화해서 이유를 물어봤더니 '팔당댐에서 물을 끌어와서 그렇다'고 했다"고 말했다.

[OK!제보] 성남 월 3만원, 양주 4만8천원…수도 요금이 다른 이유는
확인해보니 경기도에는 양주보다 수도 요금이 더 비싼 곳도 있었다.

2022년 경기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수도 요금이 가장 싼 곳이 성남시(톤당 월 425.1원)이고, 가장 비싼 곳은 양평군(톤당 월 1천339.8원)이었다.

똑같이 물을 써도 어떤 곳은 3배나 비싼 요금을 내야 한다.

양주는 경기도에서 여섯번째로 비쌌다.

왜 수도 요금이 지자체별로 크게 차이가 나는 걸까? 그 이유는 수도 요금 생산원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생산원가란 수돗물을 만들고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가리킨다.

수도 시설을 만들고 유지·관리하는 비용, 끌어온 물을 깨끗하게 하는 데 들어가는 약품비, 한국수자원공사나 지자체 상수도사업본부를 통해 물을 공급받는 비용인 원수구입비, 인건비 등이 생산원가에 들어간다.

성남시는 생산원가가 톤당 월 703.2원으로 낮은 반면 양주시는 1천61원(1.5배), 양평군은 2천256.8원(3.2배)이었다.

수도 요금과 생산원가 차액은 정부·지자체가 부담한다.

양주시청 수도과 관계자는 양주시의 수도 요금과 생산원가가 높은 이유에 대해 "양주시에는 물을 끌어오는 시설이 따로 없다"며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물을 끌어올 수밖에 없어서 비싸다"고 설명했다.

양평군 수도사업부 관계자도 "양평군 면적(877.8㎢)은 서울(605.2㎢)의 1.45배인데 인구는 12만명에 불과해 땅은 넓은데 인구는 적은 편"이라며 "땅이 넓으니 물을 공급하기 위한 시설은 곳곳에 필요한데 걷을 수 있는 요금은 적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수도 시설이 이미 잘 갖춰진 대도시와 달리 양평군은 부족한 시설을 확충하려고 이제 막 투자하고 있는 단계여서 수도 요금의 원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즉 물을 바로 끌어올 수 있는 강이 없거나 인구 밀도가 낮을수록 요금이 비싸지기 쉽다는 것이다.

지역별 특성으로 인한 수도 요금 차이를 줄이려면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2022년 현재 전국 161개 지자체 중 3곳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수돗물을 제공했다.

여기서 생긴 적자를 메우는 데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가 벌어들인 수입인 지자체 보조금이 들어갔다.

문제는 이런 보조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구자용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국고보조금에서 먹는 물인 수돗물 공급 예산이 뒷순위인 데다 정부의 상수도 현대화 사업 진행 속도도 더디다"며 "이대로라면 지역의 수돗물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120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또 "재정이 좋지 않은 지자체는 수도권만큼 지자체 보조금을 투입할 수 없다.

정부 노력이 없다면 '예산 부족→물 공급 어려움→지역 수도 요금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