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딛고 하프파이프 금메달…"성인 올림픽서도 '다관왕' 도전하고파"
어린 시절부터 손흥민 닮은 외모로도 화제…"손흥민 선수도 아시안컵 우승하시길"
[청소년올림픽] '2관왕' 이채운 "스노보드하면 화이트 말고 내 이름 나오도록"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강원 2024)에서 2관왕에 오른 한국 스노보드의 간판 이채운(수리고)은 성인 올림픽 금메달 획득은 물론 '전설' 숀 화이트(미국)를 잇는 종목의 상징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채운은 1일 강원도 횡성의 웰리힐리파크 스키 리조트에서 열린 강원 2024 남자 하프파이프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3관왕을 바라보고 출전한 대회였는데, 부상으로 금메달 2개로 마쳐 아쉬움도 있으나 하프파이프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남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이채운은 88.50점을 획득, 알레산드로 발비에리(미국·84.75점)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지난달 25일 슬로프스타일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이미 성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지난해 최연소 신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을 정도로 하프파이프에서 세계적인 선수인 이채운은 또래 선수들과 겨룬 대회에선 월등한 기량으로 명성을 확인했다.

[청소년올림픽] '2관왕' 이채운 "스노보드하면 화이트 말고 내 이름 나오도록"
그는 이번 대회 슬로프스타일과 하프파이프 사이 빅에어에도 출전하려다 훈련 중 생긴 부상 탓에 포기해야 했는데, 그런 위기마저 이겨내고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채운은 "발목은 가끔 삐끗하며 아프긴 하지만 경기를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한국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결승 3차 시기에 들어가기 전 그를 능가한 경쟁자가 없어서 이미 우승을 확정했던 이채운은 "점수가 제 성에 차지 않아서 3차 시기에 최대한의 기술을 발휘해 한계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다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기쁘다"며 웃었다.

"금메달을 따니 가족과 코치님들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는 그는 "애국가가 나올 땐 눈물이 나올 뻔했는데 꾹 참았다.

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해 애국가를 들을 때와는 또 달랐다"며 남다른 감회도 전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이번 시즌 연이은 월드컵 입상과 청소년올림픽 2관왕으로 이채운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메달 희망도 밝혔다.

한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 이상호가 속도를 겨루는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딴 것이 스키·스노보드 종목의 유일한 입상 기록이며, 하프파이프 같은 연기 종목에선 메달권에 든 적이 없다.

이채운은 "성인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대회의 경험을 통해 올림픽 땐 떨지 않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만, 하락 없이 상승 곡선만 그리면서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올림픽] '2관왕' 이채운 "스노보드하면 화이트 말고 내 이름 나오도록"
'성인 올림픽에서도 여러 종목에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3관왕을 해보고 싶다"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치러보니 가능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채운의 꿈은 '올림픽 금메달' 그 이상이다.

화이트와 클로이 김(미국) 등 서양 선수들이 지배해 온 하프파이프에서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최강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스노보드하면 숀 화이트라는 이름이 더 나오지 않도록, 제 이름이 나올 때까지 그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채운은 스노보드 실력 외에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손흥민(토트넘)을 닮은 듯한 외모로도 알려진 바 있다.

한 종목의 간판선수라는 점에서 그는 손흥민에 대한 존경심을 기회가 될 때면 드러내오기도 했다.

마침 손흥민은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데, 이채운은 "아시안컵을 잘 보고 있다"면서 "손흥민 선수도 꼭 우승하셨으면 좋겠다"고 '금메달 기운'을 보냈다.

"이 대회를 정말 즐겼다"며 홀가분한 미소를 지어 보인 그는 "이후 계획은 발목 상태를 봐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