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구입시 ‘원유 등급’에 대한 중요도 점점 높아져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반값’, ‘물가안정’이 최대 화두다. 이에 대형마트 뿐 만 아니라 편의점 업계에서도 크고 작은 할인전을 열어 소비 진작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우유 가격’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총 900여건의 언론보도가 송출될 정도로 뜨거운 감자였다. 그렇다면, 일각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이 우유를 구입할 때 ‘가격’만 보고 선택하는 것일까.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진행한 ‘2023년 우유자조금 성과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유 및 유제품 구입시 성분표를 유심히 확인하고 원유 등급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응답자가 과반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국산우유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고자 진행됐다.

우유 및 유제품 구입시 성분표 확인 정도 및 확인하는 내용에 대해 물었을 때, 1순위로는 원유 등급을 확인하는 비율이 56.6%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고, 유통기한(51.0%), 원유 원산지(43.2%), 원유 함량(34.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전체 응답자 중 67.2%가 우유 및 유제품 구입시 원유 등급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했으며 그중에서도 50~60대가 고려하는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원유 등급과 관련된 정보를 제시하고 의견을 수렴했을 때 국산우유의 소비자 판매가격에 대한 당위성을 높여주는 데 있어서 기여하는 정도(78.7%)를 높게 평가했으며, 국산우유의 품질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78.4%), 국산우유의 값어치를 더욱 높여 준다는 점(77.6)에 대한 동의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향후 홍보방향에 있어서는 국산우유의 위생성/안전성(49.5%), 품질관리의 철저함/엄정성(44.3%)을 보다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한편 일부 매체에서는 가격을 이유로 수입산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마트에서의 수입 멸균우유 판매 비중은 저조한 수준이다. 수입 규모가 늘었지만, 소비자들이 쉽사리 장바구니에 수입 멸균우유를 담지 않는 주된 이유로 ‘맛과 향 그리고 유통기한의 문제’ 등을 꼽았다.

네이버 쇼핑에서 5개 수입 멸균유(믈레코비타․갓밀크․밀키스마․올덴버거․오스트렐리아스)에 대한 최근 2년 리뷰 중 상위 및 하위 각 40개 이상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분석한 결과, 부정 평가 중 가장 빈도가 높은 7개 항목을 도출할 수 있었다. 제품 손상 및 파손(29.4%), 불만족스러운 맛과 향(24.8%), 지나치게 긴 유통기한에 대한 불신(13.7%), 포장에 대한 불만(13.1%), 우유 마개(뚜껑) 사용의 불편 및 손상(9.7%), 맛과 향의 변질(7.4%) 및 기타(5.4%)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산 신선우유 유통기한은 11~14일, 멸균우유는 12주이다. 수입산 멸균우유 유통기한은 1년이다. 먼 거리에서 장기간 운송되는 만큼 유통기한이 길 수밖에 없다.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한 달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실제 국내 온라인(네이버 및 각종 소셜커머스)에서 판매 중인 수입 멸균유(1L) 5종(믈레코비타․갓밀크․밀키스마․올덴버거․오스트렐리아스)의 잔여 유통기한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제조 후 3~4개월 경과된 제품이었으며 올덴버거의 경우 제조 후 평균 5개월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믈레코비타의 경우 최소 2개월(약 9주)된 제품, 오스트렐리아스는 3개월 3주 제품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었다.
우유 구입시 ‘원유 등급’에 대한 중요도 점점 높아져
특히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점은 수입산 멸균우유는 제품을 통해 원유 등급 및 품질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산 신선우유의 경우 원유의 등급과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가장 높은 품질 등급이 1A다. 원유 1㎖당 체세포 수 20만 개 미만, 세균 수 3만 개 미만이면 1A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낙농 선진국으로 알려진 덴마크와 같은 수준이다. 또 독일(1㎖당 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 네덜란드(1㎖당 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보다 1A 등급이 되기 위한 기준이 더 엄격하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