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군사관리들 입건…돈 떼어먹고 월경 시도하기도
우방들 장기전 피로감 부추기고 EU 가입추진에도 악재
우크라, 530억원 무기조달 비리…군사지원에 불똥 튀나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다수 고위관리가 연루된 무기조달 비리가 터졌다.

장기 소모전에 피로를 느끼는 국제사회의 시선이 더 싸늘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포탄 구매 계약과 관련해 약 15억 흐리우냐(약 535억원)를 횡령한 혐의로 전현직 국방부 고위 관리들과 무기 제조업체 관계자 등 5명에게 입건을 고지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피의자에게 혐의 사실을 통보하는 방식으로 공식적인 사법처리 절차에 들어간다.

SBU에 따르면, 이들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무기 제조업체 리비우 아스널과 지난 2022년 8월 박격포탄 10만개 구입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대금은 선불로 지급됐지만 무기는 제공되지 않았다.

자금 일부는 다른 해외 계좌로 옮겨진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중 한 명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달아나려다 체포됐다고 SBU는 밝혔다.

관료들의 부패는 전쟁에서 고전하는 우크라이나에 매우 민감한 문제로 평가된다.

전장에서 싸우는 군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지원과 유럽연합(EU) 가입 등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패 척결을 주요 국정과제로 삼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군복·식량 조달 과정에서 발생한 부패 사건 등에 책임을 물어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한 바 있다.

로이터는 "이번 대규모 조달 비리 발표는 2년 가까이 이어진 러시아의 침공으로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고질적 부패 근절을 위한 싸움은 여전히 주요한 과제"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