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과열경쟁 따른 설계사 잦은 이직, 불완전판매 가능성↑"
보험GA 대형화에 '설계사 스카우트戰'…"당국 적극대응 필요"
법인보험대리점(GA)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설계사 스카우트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판매채널에 대해 문제점을 예의주시하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대형 생명보험사의 자회사형 GA는 성과가 좋은 설계사에 '경력위촉 패키지'로 직전 소득의 최대 40%를 지원해준다고 홍보하며 스카우트에 나섰다.

전 직장에서 2억원의 연봉을 받던 설계사가 이직할 경우 연봉 외에 최대 1억원을 추가로 제시하거나, 연봉 7천400만원 수준의 설계사에게 연봉의 50%를 제시한 사례도 나왔다.

수개월 내 몇 명 이상의 스카우트에 성공할 경우 일시금에 더해 팀장이나 지점을 만들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대규모 조직이동이 이뤄지게 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일부 GA가 과도한 지원비로 설계사를 빼가는 행태가 확산하면 결국 보험료 상승으로 고객 피해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우려하고 있다.

지원비는 계약 약정 기간 업적 달성을 조건으로 받는 것인데, 설계사가 이 수준을 채우지 못하면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이동한 곳에서 일정 수준의 업적 달성을 위해 고객에게 무리한 승환계약을 유도할 수 있다.

최근 생보업계를 중심으로 쟁점이 된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에도 GA 등 판매채널에서 시작된 경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대면 채널 중심의 시장 구조가 고착하면서 판매인력 확보를 위한 회사 간 과열 경쟁으로 이어져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GA의 대형화와 함께 자회사형 GA 설립이 증가하면서 GA 채널이 모집시장의 핵심 판매채널로 자리 잡았다.

최근 10년간 전속설계사는 연평균 3.7% 감소했지만, GA 소속 설계사는 4.8% 증가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설계사 확보를 위한 회사 간 과열 경쟁은 영업조직 운영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며 "과열 경쟁에 따른 설계사의 잦은 이직은 부당 승환계약과 같은 불완전판매나 민원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GA 채널의 영향력 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플랫폼을 통한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운영, 보험계약 비교안내시스템 구축 및 시행, GA 채널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일련의 모집제도 변화는 소비자 편익 증진과 건전한 모집시장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감독 당국은 제도 운용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점을 예의주시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GA의 규모와 모집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증가했음에도 보험회사 중심의 모집정보가 제공되고 있다"며 "상품 판매자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체계적으로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