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합주 위스콘신서 인프라 투자계획 발표하며 선거운동
인플레 그늘에 가린 경제치적 홍보하며 리턴매치 트럼프에 날 세워
바이든, 삼성 거론하며 "난 투자유치, 트럼프는 일자리 유출"
"나는 한국 지도자에게 말했어요.

삼성이라는 회사가 있지 않느냐고. 컴퓨터 반도체를 많이 만드니 미국으로 왔으면 한다고(미국에 투자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들(삼성)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총 500억 달러(약 67조 원)가 여기 미국으로 유입돼 공장들을 지었습니다.

"
사실상 대선 모드에 들어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대표적인 대선 경합주 중 하나인 위스콘신주 슈피리어에서 열린 인프라 투자계획 발표 및 바이드노믹스(바이든 행정부 경제정책) 홍보 행사에서 연설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반도체·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활용한 한국 반도체·배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유치를 자신의 주요 경제 성과로 내세운 것이다.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초기 단계임에도 오는 11월 대선을 자신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로 직접 규정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0여분 간의 연설에서 이처럼 자신의 경제 관련 치적을 홍보하는 한편 자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교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그는 자신이 중산층 강화를 통한 상향식 경제 정책을 편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자 감세를 통한 '낙수식'(trickle down·대기업과 고수익자의 수익 증가에 따른 혜택이 중산층 이하에게 흘러가게 하는 것) 경제정책을 폈다고 대비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임금의 일자리를 해외로 보냈다"며 "임금 지출을 줄이고 제품을 수입하면서 미국의 일자리를 부정했다"고 몰아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 경제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경제 성장은 더욱 강건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제 성적표에서 취약점으로 거론되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세계 주요 경제대국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네소타와 위스콘신을 잇는 기존 교량(블래트닉교)을 대체할 새 교량을 건설하는 사업을 포함해 전국에 걸친 50억 달러(약 6조7천억 원)의 운송 프로젝트에 재정을 투입할 계획도 이날 공개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실적에 대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자신과 트럼프 재대결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가 예상을 상회한 미국의 작년 경제성장률(2.5%)과 양호한 고용 실적에도 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유권자들로부터 경제 정책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바꿔 보려 안간힘을 쓰는 형국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위스콘신주는 2020년 대선에서 도전자였던 자신이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이기며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힘을 받았던 곳이다.

그는 전날 미국의 대표적 노동자 조직인 전미자동차노조(UAW) 행사에 참석해 UAW의 공식 지지를 확보한 데 이어 자신에 대한 지지를 유보해온 '집토끼'(전통적 지지층)에 대한 표단속과 지지 유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사령탑격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오는 26일 위스콘신주를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지적을 홍보하며 지원사격에 나선다.

옐런 장관은 이날 시카고에서 행한 연설에서 "일부 예측가들은 작년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봤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며 "지금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지난 22∼24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및 다자 가상대결에서 각각 6% 포인트 차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