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기준 국내외 항공편 311편 결항

"친구랑 여행 왔는데, 오늘은 제주에 혼자 남을 수도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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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홀로 제주에"…제주공항 결항 승객 '발 동동'
23일 궂은 날씨로 결항이 속출한 제주공항 청사 안에서 전광판만 애타게 쳐다보고 있던 김지언(29·서울시) 씨는 "내가 예약한 항공편은 이미 결항했지만, 친구들이 예약한 항공편은 오후부터 운항이 재개될 수도 있다고 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친구 두 명과 여행 왔는데, 사는 곳이 달라 같은 시간대 다른 항공편을 예약했다"며 "혼자 제주에 남게 되면 뭘 할지 생각 중"이라며 애써 웃어 보였다.

그는 "일단 내일 김포공항에 가는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이른 오전 청주로 출발하는 항공편을 예매했다.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간 뒤 오후에는 회사에 출근할 생각"이라며 "내일도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는 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졸지에 홀로 제주에"…제주공항 결항 승객 '발 동동'
가족과 모처럼 만에 여행 온 이모(37·미국) 씨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씨는 "오늘 오전 청주로 가는 항공편이 운항한 것을 확인하고 운항이 재개되겠다 싶어 공항에 왔는데 결국 결항했다"며 "예매할 수 있는 가장 빠른 항공편이 26일 출발하는 항공편이라고 하는 데 27일 오전 다시 거주지인 미국으로 돌아가야 해 24일이나 25일 항공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과 아내, 딸, 여동생 가족까지 8명이라 같은 항공편을 타고 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계속 빈자리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눈보라가 치다가 그쳤다가를 반복하고, 몇몇 항공편이 운항하면서 탑승객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쉽게 공항을 떠나지 못했다.

각 항공사 발권 카운터에는 항공 운항 계획을 알아보기 위한 이용객들의 발길로 북적거렸다.

이용객 대다수가 항공사 발권 카운터를 수시로 돌아보거나 휴대전화로 항공편 예매 페이지를 쉴 새 없이 새로 고쳐가며 남는 항공편을 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대기자를 받는 카운터 앞에도 50m 넘는 줄이 이어졌다.

"졸지에 홀로 제주에"…제주공항 결항 승객 '발 동동'
제주공항에서 이날 오전 운항 계획이 잡혔던 항공편 대부분이 결항 조처됐다.

오전 1시 기준 결항했거나 사전 비운항 조처된 국내·국제선 항공편은 총 311편(출발 148, 도착 163)이다.

국내선 12편(출발 7, 도착 5)과 국제선 11편(출발 7, 도착 4)만 지연 운항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이날 제주 기점 모든 노선의 항공편을 결항 처리했다.

대한항공과 에어부산은 이날 오후 5시 30분과 5시까지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에 대해 결항 조처했다.

공항 관계자는 "바람이 강하게 부는 등 기상이 좋지 않아 항공편 운항에 제약이 있다"며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