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화 중 이견 영역 솔직하게 제기"…양국 '소통 지속' 합의
작년 11월 미중 정상회담 후 긴장 완화 신호…"이견 해소 가능성은 제한적"
미중 금융워킹그룹 3차회의…"금융안정·反돈세탁 등 솔직 논의"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발족한 금융 워킹그룹의 새해 첫 회의를 열고 소통을 유지했다.

20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미중 금융 워킹그룹'은 18∼19일 베이징에서 쉬안창넝 중국인민은행 부행장과 브렌트 네이먼 미국 재무부 국제금융 담당 차관보 공동 주재로 제3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중국 측에서 재정부와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국가외환관리국이, 미국 측에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증권거래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도 참석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양측은 양국 통화·금융의 안정, 금융 감독·관리, 금융시장, 국경 간 결제와 데이터, 지속 가능한 금융, 돈세탁 및 테러자금 지원 방지, 글로벌 금융 거버넌스 등 의제와 양측의 중점 우려 문제에 관해 전문적이고 실무적이며 솔직하고 건설적인 소통을 했다"며 "양측은 계속 소통을 유지하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미국 당국자들은 대화 중에 이견이 있는 영역을 솔직하게 제기했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재무부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이번 회의에선 은행업계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기후변화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와 각자의 '글로벌 시스템 중요은행'(G-SIBs) 처리 메커니즘에 관한 기술 전문가 그룹의 보고에 대한 청취도 이뤄졌다고 중국인민은행은 전했다.

미중은 앞서 국제결제은행(BIS)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지정한 G-SIBs의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와 해결 계획에 관해 작년 12월과 올해 1월 기술 교류를 했다.

양국은 작년 7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 이후 같은 해 9월 경제·금융 분야 협력을 위한 실무그룹을 발족한데 이어 두 차례 회의했다.

실무그룹 책임자는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옐런 장관이다.

이번 회동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한 이후 양측이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또 하나의 긴장 완화, 관계 진전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정치 일정 등의 영향으로 워킹그룹이 제대로 된 역할을 발휘하는 데는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SCMP에 따르면 뉴욕의 컨설팅사 유라시아그룹의 도미닉 치우는 양국의 소통이 "좋은 신호"라면서도 "더 뿌리 깊고 구조적인 문제들은 지도자 수준의 의지가 없다면 워킹그룹 회의들에선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첨단 기술 통제나 공급망 문제 등 미국의 대(對)중국 봉쇄가 더 근본적인 문제라는 취지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윈 쑨은 올해 대선을 치르는 미국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미중 양국의 이견 해소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일단 미국과의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허 부총리는 전날 미국 워킹그룹 대표단을 만나 "중국은 미국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의 중요 공동인식을 잘 이행하고,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할 용의가 있다"면서 "양국은 금융 워킹그룹 메커니즘을 계속 잘 이용해 성과를 쌓고 금융 영역의 협력 추세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