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튼튼한 미국 소비

오늘 美증시에서 알아야 할 3가지…미국 소매판매·유로존 CPI·중국 GDP [나수지의 미나리]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뜨겁다는 지표가 공개됐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17일(현지시간) 12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6%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월가 예상치는 0.4%였습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5.59% 상승해 전월의 3.97%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자동차 의류 백화점 온라인 구매 등이 크게 늘면서 소매판매 증가세를 이끌었습니다. 반면 가구와 전자제품 등 상품에 대한 소비는 줄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 침체에 대한 월가의 예상을 깨고 강력한 소비자 지출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미국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경제를 꾸준히 뒷받침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12월 산업생산도 예상보다 많이 늘었습니다. 미국 12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1% 늘어 예상치인 0.0% 증가를 웃돌았습니다. 제조업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전월대비 0.1% 증가해 예상치(0.0%)를 웃돌았습니다. 전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물가가 내려가더라도 경제가 계속 튼튼하다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수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이 날 발표된 지표들은 경제가 아직 튼튼하다는 점을 보여줬고, 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Fed 워치에서는 소매판매 데이터 발표 이후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58%까지 낮춰잡았습니다. 하루 전 70% 수준에서 크게 떨어진겁니다.

라가르드 "여름까진 금리 인하 없다"

오늘 美증시에서 알아야 할 3가지…미국 소매판매·유로존 CPI·중국 GDP [나수지의 미나리]
유럽에서도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신호가 나왔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다보스 포럼에서 금리 인하는 여름께나 가능 할 것이라는 신호를 줬습니다. 그는 "우리는 데이터에 의존해 판단할 것이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지표는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고정되어있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서 너무 높으면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시장의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경계했습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도 "시장이 스스로 앞서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분명하다"면서 "내년 인플레이션이 2%로 회복할걸로 기대하지만, 그러려면 많은 일이 제대로 진행돼야한다"고 시장에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이 날 발표된 유럽지역 물가도 시장의 예상을 웃돌면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는 크게 누그러졌습니다. 영국 12월 CPI는 전월대비 0.4% 상승해 예상치인 0.2%를 웃돌았고, 전년동기대비로는 4.0% 상승해 역시 예상치인 3.8%를 웃돌았습니다. 영국의 12월 근원 CPI는 전월동기대비 0.6% 상승해 예상치인 0.4%를 웃돌았고, 전년동기대비로는 5.1% 올라 예상치인 4.9%를 웃돌았습니다. 유로존 역시 12월 근원 CPI가 전월대비 0.5% 상승해 예상치(0.4%)를 웃돌았고, 전년동기 대비로는 3.4% 올라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수렌 티루 ICAEW 경제담당 이사는 "예상치못한 인플레이션 상승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일깨웠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날 유럽 채권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중국 GDP, 목표는 달성했지만 여전히 '걱정'

중국에서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공개됐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5.2% 성장해 전년의 3.0% 성장을 뛰어넘었고, 4분기에도 역시 5.2%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다보스 포럼에서 "정부의 5% 목표치보다 높은 5.2%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대규모 부양책에 의존하지 않고 단기적 성장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이룩한 결과"라고 자평했습니다. 지난해 중국은 내수침체, 수출 부진으로 목표치인 5% 성장 달성에 의문이 컸지만, 11월 0.5%, 12월 2.3% 성장하면서 막판에 경제성장률을 회복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지속적인 디플레이션 압력, 부동산 침체가 중국의 도전 과제로 남아있다"며 "관건은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얼마로 제시할지 여부"라고 짚었습니다.

뉴욕=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