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OCI와 한미약품이 그룹 간 통합을 추진하면서, 한미약품 오너 일가가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제약회사와 첨단 소재회사, 이 이종 간 결합에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산업1부 고영욱 기자와 관련 이슈 살펴보겠습니다.

고 기자, 오늘 OCI홀딩스 주가는 낙폭을 줄이긴 했지만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번 합병에 대해 시장의 평가 좋지 않은 건가요?

<기자>

OCI는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회사고요. 한미약품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입니다.

합병 발표 이후 첫날인 오늘 OCI홀딩스 주가는 장 초반 8% 가량 떨어졌다가 4% 하락으로 마감했는데요.

워낙 전격적으로 이뤄진 합병 발표여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전반적인 시장의 평가는 윈-윈이 기대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오늘 주가 하락에 당황하는 분위기인데요. 증권가에서는 OCI가 태양광 폴리실리콘으로 번 돈을 한미약품 신약개발에 쓰게 되는 구조를 경계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신약개발을 할 때 임상단계별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데 최종 시판까지 성공률은 0.01%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할 당시 주가흐름과 비슷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G화학 주가는 2016년 LG생명과학 합병 추진이 발표된 뒤 20% 가량 떨어진 바 있습니다.

<앵커>

두 회사 간에 시너지가 있을까요. 왜 이런 합병을 하는 겁니까.

<기자>

OCI홀딩스는 부광약품 최대주주이기도 한데요.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이사회 직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6년 전부터 미래 먹거리를 고민한 끝에 고령화 시대에 가장 성장성이 높은 생명과학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했다”며 “2년 전 부광약품 인수 후 제약·바이오를 공부하면서 ‘이런 전문 분야는 프로와 손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된 해외 석유화학기업들을 언급했는데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신한 것이라며 OCI도 그 길을 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국내 경영계에서 유례없는 '이종 합병'이 '형제의 난'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칫 경영권 분쟁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건데, 이번 통합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제가 조금 덧붙여 말씀을 드리면 한미사이언스 측이나 OCI 측이나 계약은 계약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업부를 떼다 파는 게 아니라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내용인 만큼 이사회 의결만 거치면 되는데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선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앵커>

앞으로 남은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한미사이언스 측은 앞으로 임종윤 사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이견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고요.

이번 계약과 관련해선 우선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합니다.

신주 납입일은 올해 4월 30일이고요. 진행이 되면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됩니다.

OCI홀딩스는 송영숙 회장 등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도 일부는 돈을 주고 사고 일부는 현물출자 형태로 받습니다.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가 현물출자를 하면, OCI는 이들 만을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해줍니다. OCI홀딩스 신주 납입일은 6월 30일고요.

이렇게 되면 한미약품 오너일가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확보하게 됩니다.

계약 종결일은 기업결합심사 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는데요. 이종 기업결합인 만큼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절차가 마무리 된 뒤 통합 지주사의 이름을 짓고 기업CI 등을 바꾸는 수순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
이종합병 '윈·윈' VS 경영권분쟁·R&D 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