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청소년·실업계 학교 학생 이동성 증진 차원
안전 사고·시험장 부족·면허 비용 등 문제 지적도
프랑스 운전 연령 만 18세→17세…일각선 안전 우려
올해부터 프랑스에서는 고교생인 만 17세부터 독자적으로 차량 운전이 허용된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전날부터 프랑스에서는 만 17세부터 B종 운전면허 취득이 허용됐다.

B종 면허로는 최대 적재 중량이 3.5t 미만에 승객이 8명 이하인 차량을 운전할 수 있다.

그동안 프랑스에서는 만 18세가 돼야 면허 취득이 가능했다.

만 17세도 동반 운전 제도에 등록한 경우엔 운전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지만,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보호자가 동반해야만 운전할 수 있었다.

현재 유럽에서 운전 연령이 만 17세인 곳은 아이슬란드와 아일랜드, 영국, 독일, 슬로바키아 등이다.

프랑스 정부가 법정 운전 연령을 낮춘 건 청소년의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대중교통이 부족한 시골 거주 청소년이나 교육 기관과 직장을 오가야 하는 실업계 학교의 학생이 주로 혜택을 볼 것이라는게 정부의 취지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올해 17세가 되는 프랑스 청소년은 86만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운전 연령 하향에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

교통안전협회의 안 라보 대표는 "연구에 따르면 23세에 위험에 대한 성숙도에 도달한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위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더 많은 인구를 위험에 노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통안전 전문가인 파트리스 베손느 역시 "17세는 도로 위험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할 수 있다"며 "이 연령대의 주요 사망 원인이 교통사고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운전 학원들도 갑자기 늘어나는 응시생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우려한다.

전국운전면허장협회의 브뤼노 가랑셰 회장은 "가뜩이나 시험 장소가 부족해 지금도 시험에 불합격한 후 대기 시간이 9개월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며 앞으로는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운전면허를 따는데 평균 1천800유로(약 260만원)가 드는 점도 지적된다.

정작 면허가 필요한 지방 청소년이나 견습생보다 부유층 자녀가 이 조치의 혜택을 입을 수 있다고 파트리스 베손느는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