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천, 코로나 방역 '중대사건'으로 강등됐다 정치위상 회복
北박정천, 군사위 부위원장 복귀…'제재대상' 조춘룡, 당비서로
북한군 실세 박정천 노동당 군정지도부장이 해임 1년만에 '군부 1인자' 자리에 다시 올라섰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부터 닷새간 이어진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를 31일 전하면서 박정천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보선됐다고 밝혔다.

박정천은 이번 인사에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에도 이름을 올렸으며, 당 중앙위원회 비서로 선출됐다.

올해 1월 1일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자리에서 돌연 해임된 박정천은 지난 8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수공장 시찰을 수행하며 복귀했다.

8개월 만에 다시 김 위원장 옆에 돌아온 박정천의 새 직책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산하 전문부서 중 하나인 군정지도부 부장이었다.

포병사령관 출신인 박정천은 2019년 9월 남한의 합참의장 격인 총참모장으로 임명됐고 2020년 5월 인민군 차수로, 그해 10월 원수로 승진을 거듭했다.

박정천의 승진 가도는 2021년 6월 코로나19 방역 부문에서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군 계급이 차수로 강등당하며 삐끗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두 달 뒤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임명되면서 북한 권력의 핵심으로 복귀하는 등 정치적 부침이 있었다.

북한의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인물은 조춘룡 노동당 군수공업부장이다.

북한의 군경제를 총괄하는 제2경제위원장을 지낸 조춘룡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됐다.

러시아에 제공할 재래식 포탄 등의 생산을 책임지는 조춘룡은 김정은 위원장의 군수 공장을 시찰할 때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

조춘룡은 한국과 미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이름이 올랐으며, 2016년 1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2321호에서 여행 금지 대상으로도 지목됐다.

이 밖에도 전현철 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정치국 위원으로, 김철삼 함경북도 당 위원회 책임비서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각각 보선됐다.

내각부총리 겸 농업위원회 위원장에는 리철만, 내각부총리에는 김명훈, 국토환경보호상에는 김경준, 철도상에는 국명호를 각각 앉혔다.

보건상에는 정무림, 채취공업상에는 리상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에는 기충길, 중앙검찰소 소장에는 김철원을 임명했다.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총장에는 전일호, 제2경제위원회 위원장에는 고병현을 임명하는 등 정부 기관과 중요 직제 간부들 인사도 단행했다.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은 북한에서 처음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이름을 따서 만든 대학으로 지난 2020년 10월 등장했다.

북한 매체는 "수많은 국방과학기술 인재들을 배출한 대학"이라고 소개해 이 학교가 핵·미사일 기술 등 국방과학 전문가 양성기관임을 시사했다.

이 대학 총장으로 임명된 전일호는 국방과학원 출신으로 추정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초대형 방사포 등 무기 시험 현장에서 자주 포착됐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전일호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 관여를 이유로 제재 대상에 지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