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조' 넥슨 지주사 NXC 지분 매각 난항…中·사우디로?

경영권 확보 불가·높은 매각가 걸림돌

4조7천억원어치 넥슨 지주회사 엔엑스씨(NXC) 지분이 1차 공개 매각에서 유찰되면서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이날까지 NXC 지분 85만1천968주(지분율 29.3%)에 대한 2차 입찰을 실시한다.

개찰은 오는 29일, 매각 예정 가격은 4조7천149억원이다.

매각 대상 지분은 넥슨 창업자 고(故) 김정주 NXC 이사가 작년 초 별세하면서 유족이 지난 5월 상속세로 정부에 물납한 주식이다.

정부는 지난 18일 NXC 지분에 대한 1차 입찰에 들어갔으나, 지난 22일 진행된 개찰 결과 입찰자가 한 명도 없어 유찰됐다.

시장에서는 중국 시가총액 1위 IT 기업인 텐센트, 사우디 국부펀드(PIF) 등 외국 자본의 입찰 참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텐센트의 경우 '던전 앤 파이터', '피파온라인' 등을 자국에 퍼블리싱하면서 넥슨과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또 크래프톤의 2대 주주(지분율 13.5%)이자 넷마블의 3대 주주(지분율 17.5%)이고, 기업공개(IPO) 준비 중인 시프트업 지분도 24%가량 보유하는 등 한국 게임업계 투자를 늘려온 바 있다.

게임산업과 e스포츠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는 사우디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사우디 PIF는 현재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된 넥슨 지분 10.2%를 보유해 NXC(28.6%) 및 자회사 NXMH(16.8%), 일본 마스터 트러스트 신탁은행(12%), JP모건(10.3%)에 이은 4대 주주다.

또 엔씨소프트 지분도 9.3%를 보유하고 있어 창업자 김택진 대표(11.9%)에 이은 2대 주주다.

다만 NXC 지분 구조상 매각 대상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어 2차 입찰에서도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NXC 지분은 최대 주주이자 고 김정주 창업자의 배우자인 유정현 이사가 34%, 두 자녀가 각각 17.49%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상속세 물납 후에도 유족 지분이 70%에 가깝기 때문이다.

5조 원에 달하는 NXC 지분을 분할하지 않고 '통매각' 방식으로 한꺼번에 처분하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한다.

공공기관 자산 매각 시 2회까지 유찰되면,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되는 3차 입찰부터는 매각가를 회차마다 10%씩 할인해 매각할 수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수의계약 전환 후에도 매각가를 깎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