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기간 '중국과 손절' 대중 강경 노선에서 태세 전환
"아르헨 밀레이, 中대사로 노련한 외교관 보내 관계개선 모색"
대선 기간 노골적인 '반중' 입장을 보였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이 노련한 외교관을 주중 대사로 임명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아르헨티나 언론을 인용해 24일 전했다.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은 직업 외교관인 마르셀로 수아레스 샐비어 현 트리니다드토바고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를 신임 중국 대사로 지명하는 결정이 양국 간 여러 차례의 공식·비공식 협상을 통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뉴스 포털 엘존다는 중국이 샐비어의 주중 대사 임명 제안을 받았고 이에 대한 수용 입장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샐비어는 2011년 아르헨티나의 개발도상국 그룹 G77 의장직을 중국과 조율한 고위 외교관이다.

그는 2021년 3월 중국에 부임한 정치인 출신 전임 대사의 바통을 잇게 된다.

추이서우쥔 중국 인민대 남미연구소 소장은 샐비어의 주중 대사 임명은 밀레이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SCMP에 "직업 외교관은 대체로 상업적 협력이나 이념적 차이 같은 일부 까다로운 문제들을 다루는 데 풍부한 경험이 있어 중국과 아르헨티나 간 관계 탐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일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은 대선 국면에서 "공산주의자들과 거래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중국과 관계를 끊겠다고 공언했다.

그 직후 중국은 아르헨티나와 65억달러(약 8조5천억원) 규모 통화 스와프 계약을 중단했다고 아르헨티나 언론이 보도했다.

2009년 이후 매년 갱신된 양국 간 계약의 일환인 65억달러 통화 스와프는 현재 달러 보유고가 마이너스인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 차관을 상환하기 위해 절실히 필요한 자금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10월 베이징을 찾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해당 스와프 자금을 약속했다.

그러나 밀레이가 집권하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중국은 해당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밀레이 대통령은 선거 유세 때 내놓은 발언과 달리 집권 후 중국에 손을 벌리고 있다.

그는 취임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해당 통화 스와프 갱신에 도움을 청하는 친서를 보냈다고 앞서 아르헨티나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은 아르헨티나 대두와 소고기의 최대 수입국이며 아르헨티나 리튬 산업과 철도 등 인프라의 핵심 투자자이다.

추이 소장은 "아르헨티나는 고용률과 경제 개선 등 많은 실질적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중국과의 깊은 협력 없이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