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돌라 타고 남산 오른다…서울시, 설계·시공 입찰공고(종합)
설계·시공 일괄해 2025년 11월 준공 목표…수익은 생태 보전에
예장공원부터 정상부 804m까지 3분만에…시간당 1천600명 운송
[고침] 사회(곤돌라 타고 남산 오른다…서울시, 설계…)
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조성사업 재추진을 위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입찰을 진행한다.

시는 6일 남산 곤돌라 조성을 위한 총공사비 400억원 규모의 설계·시공 일괄 입찰(턴키) 공고를 게시했다고 밝혔다.

곤돌라는 명동역에서 200m 떨어진 예장공원(하부승강장)에서 남산 정상부(상부승강장)까지 총 804m를 운행한다.

편도 이동에는 약 3분이 걸린다.

승강장은 예장공원 내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1천515.3㎡) 하부승강장과 남산 정상부에 마련된 지상 1층(599㎡) 상부승강장 등 2곳이 설치된다.

캐빈 25대(10인승)를 운행해 시간당 1천600명가량 남산 방문객을 수송할 계획이다.

민간기업이 1962년부터 남산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으나 낮은 접근성과 시설 노후화, 1시간 이상 대기 시간으로 인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시는 남산의 생태환경과 한양도성(문화재) 등을 고려해 곤돌라 위치나 면적 등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부승강장은 당초 곤돌라와 연계되도록 설치된 남산예장공원 버스 환승 주차장과 승객 대기 장소를 활용할 예정이다.

명동역에서 곤돌라 탑승장까지 어린이·노약자·장애인 등 이동 약자가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무장애 동선으로 조성된다.

또 곤돌라 설치로 인한 환경 훼손, 인근 학교의 학습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시는 충분히 각계 의견을 고려해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는 "환경단체 및 인근 주민, 주변 학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꾸준한 협의·소통 및 의견수렴으로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논의된 내용을 설계·시공 시 실행할 수 있도록 입찰안내서에 담아 공고했다"고 설명했다.

남산 생태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지주, 승강장 등 시설물 설치 위치·규모를 계획했다고 시는 강조했다.

또 산림훼손 시 복원 계획과 친환경 공법 적용 방안을 기본계획에 담아 설계·시공 단계에서 실행하도록 입찰안내서에 반영했다.

아울러 인근 주민이나 학교 등에 공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입찰 참가 시공자가 제안하도록 했다.

오승민 서울시 도시정비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곤돌라와 가장 가까운 곳이 리라초등학교와 리라아트고등학교로 약 75m 떨어져 있다"며 "하지만 능선 뒤로 곤돌라 노선이 지나고 수풀이 있어서 곤돌라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곤돌라 노선과 학교 사이 숲이 우거져 충분히 가림막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이런 부분을 학교 관계자에게 설명했고 이해를 구했다"며 "만약에 시공했는데 (곤돌라가) 보일 것 같다고 하면 별도의 조치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2025년 11월부터 시민이 곤돌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는 그간 지지부진했던 곤돌라 설치사업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소통을 기반으로 본격 재추진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산 곤돌라 조성사업은 유네스코 등재 관련 이슈 등으로 2차례 보류된 바 있다.

[고침] 사회(곤돌라 타고 남산 오른다…서울시, 설계…)
시는 남산 곤돌라의 연간 이용객을 연간 189만명으로 예상했다.

이용요금 객단가는 1인당 8천원, 성인 왕복 기준 1만원으로 가정하고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은 1.99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제성 판단 기준인 1을 훨씬 웃도는 결과다.

또 남산 곤돌라 사업의 사업성이 충분한 만큼 운영 수익금 전액을 다양한 생태 보전 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해 '남산 생태여가 기금'(가칭)을 신설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할 예정이다.

기금으로 마련된 공공재원은 남산∼명동 일대 생태여가 활성화 계획에 따라 가장 생태적인 남산을 조성하기 위한 세부 사업에 활용된다.

한편 곤돌라 도입에 대한 시민 여론도 긍정적이며 관심도 높다고 시는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한국리서치가 서울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0.7%가 남산 곤돌라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또 시가 지난 6월 발표한 '지속 가능한 남산 프로젝트' 사업에 동의한다는 응답 비율도 89%에 달했다.

김성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공사 중 생태 훼손 최소화 및 학습권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설계·공사 추진 일정의 면밀한 검토를 통해 신속히 곤돌라를 도입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생태와 여가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남산 프로젝트의 핵심인 곤돌라 사업이 본격 시작됐다"면서 "곤돌라가 설치되면 시민 불편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