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인 인도 증시의 시가총액이 5일(현지시간) 4조달러(약 5250조원)를 돌파했다. 올해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떠오르며 가파른 경제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 투자자가 몰려서다.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쓰고 있는 인도 증시는 시총으로 세계 4위인 홍콩 증시 위상도 위협하고 있다.

○3년 만에 시총 1조달러 증가

거침없는 인도증시…시총 4조달러 돌파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인도 증시의 시총은 사상 처음으로 4조달러의 벽을 넘었다. 2021년 3조달러를 돌파한 뒤 약 3년 만에 시총이 1조달러 불어난 것이다. 인도 증시의 주요 지수인 니프티50 지수와 센섹스지수는 이날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니프티50은 올 들어 5일까지 15.2%, 센섹스는 13.9% 올랐다. 인도 증시가 연말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면 2015년 이후 8년 연속한 연간 상승이다. 인도 증시 역사상 처음이다.

인도 경제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 인도의 3분기 경제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7.6%로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다. S&P 글로벌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인도가 2030년까지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 생산기지였던 중국이 과도한 코로나19 방역 여파와 미국과의 갈등으로 부진한 사이 인도는 새로운 공급망 기지로 부상했다. 아시시 굽타 악시스뮤추얼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도는 소비 중심 경제에서 소비와 투자가 모두 견인하는 경제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인도 경제가 아시아에서 제일 유망하다는 의견을 냈다.

프랑스를 제치고 시총 기준 세계 5위에 올라선 인도가 4위인 홍콩을 예상보다 빠르게 제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콩 증시 시총은 약 4조5900억달러로 인도와 5500억달러가량 차이가 난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홍콩 항셍지수는 올 들어 5일까지 17.5% 하락했다.

○한국서도 인도 투자 열풍

인도 국내외 자금이 고루 증시로 흘러들어갔다. 블룸버그는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인도 주식을 150억달러 이상, 국내 주체들이 200억달러 이상 순매수했다고 전했다.

한국 투자자도 인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한국 증시에 상장한 인도 상장지수펀드(ETF) 5개와 인도 공모펀드 22개에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총 4722억원이 순유입됐다. 인도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 ETF와 펀드의 운용 규모(AUM)는 5일 기준 1조5326억원이다. 운용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글로벌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 및 ETF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인도 관련 상품에 투자자가 몰린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올 들어 국내 글로벌 투자 펀드 및 ETF에서는 1조157억원이 순유출됐다. 일본(-1145억원), 중국(-1137억원), 유럽(-1009억원), 북미(-568억원) 등 주요 국가 투자상품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국내 투자자는 니프티50을 추종하는 상품에 많이 투자했다. 올해 ETF인 ‘KODEX 인도Nifty50’에 1028억원, ‘TIGER 인도니프티50’에 908억원이 순유입됐다.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 펀드에 올해 617억원이 순유입됐다. 공모펀드를 잘 찾지 않는 최근 상황에서 나타난 이례적인 자금 유입이었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투자자 문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증권사도 인도 관련 리서치에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고 보고서 발행을 대폭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인도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센섹스지수의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로, 글로벌 평균(16배)보다 높다.

노유정/성상훈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