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당시 승객들 불시착한 캐나다 갠더 실화 바탕
뮤지컬 '컴프롬어웨이' 배우 12명이 100명 연기…"이건 전쟁"
"모든 배우가 대여섯 배역을 맡아서 연기한다는 게 너무나 의미 있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들이 인물들을 드러내기 위해서 처절하게 투쟁하는 것이 눈에 보였죠. 연습 때는 '야, 전쟁이다!' 하면서 치열하게 자기 역할을 찾아갔어요.

"(배우 남경주)
지난 28일 막을 올린 뮤지컬 '컴프롬어웨이' 배우들이 각자 많게는 1인 10역을 소화한 고된 연습 과정을 털어놨다.

이 작품은 12명의 배우가 총 100명에 가까운 배역을 나눠서 연기한다.

'컴프롬어웨이' 팀은 5일 오후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 홀에서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남경주는 "1960년대생부터 2000년생까지 여러 연령대의 배우들이 무대에서 구분 없이 앙상블을 이뤄 한 세트로 움직인다"며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대에서 훌륭한 앙상블이 드러날 것 같아 흐뭇한 기분이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컴프롬어웨이'는 9·11 테러가 발생한 날 인구 1만명의 작은 도시 캐나다 갠더에 7천명의 승객을 태운 비행기들이 불시착하며 벌어진 일을 다룬다.

이 뮤지컬은 2015년 미국샌디에이고에서 처음 공연했고, 2017년엔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특히 승객들이 먹을 음식을 마련하고 집을 기꺼이 내주는 갠더 주민들의 실화를 다뤄 감동을 준다.

원작 대본과 작곡을 담당한 아이린 산코프와 데이비드 헤인은 갠더를 직접 방문해 현지인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연출을 담당한 송한샘 프로듀서는 "열두명의 배우가 일인 다역을 맡아 무대를 거의 떠나지 않고 두 시간을 책임지는 구조"라며 "캐스팅 전부터 열두명 모두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있는 배우들로 꾸려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송 프로듀서의 말처럼 남경주, 이정열, 서현철, 고창석, 최정원, 최현주, 정영주, 장예원, 신영숙 차지연 등 쟁쟁한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최현주는 "막상 연습해보니 너무 어려웠다"며 "너무 많은 역할을 하고 일인 다역을 맡아야 하는데 단순히 목소리만 바꾸는 게 아니라 인물의 생각과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렇게 매일 같이 연습한 작품도 처음이지만, 연습하는 시간이 굉장히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컴프롬어웨이'는 내년 2월 18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 홀에서 공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