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전망…"가공식품·외식은 연내 가격상승 움직임 없어"
"이달도 과일·시설채소 비쌀 듯…AI 확산은 축산물값 변수"
지난 달 농축산물 소비자물가가 7.4% 오르는 등 먹거리 물가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가 과일류와 일부 시설채소 가격이 이달에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과 등 과일류 값이 기상재해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세종에서 점검 회의를 열어 "생산이 감소한 사과 가격이 높아 대체 품목인 토마토, 감귤 등 가격이 강세이고, 최근 기온 하강과 일조량 부족 등으로 일부 시설채소 가격도 일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공식품, 외식은 연내 가격 상승 동향은 없으나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으로 상승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이에 농식품부는 수급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생산·유통 현장과 수시로 소통해 현장 애로사항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산물 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7.4% 상승했고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지수는 각각 5.1%, 4.8% 올라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3.3%)을 상회했다.

농식품부는 가격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연말까지 사과 1만5천t(톤), 배 1만t 등 계약재배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고, 가공용으로 활용하던 사과 비정형과(못난이 과일)와 소형과 출하를 지원한다.

또 수요 분산을 유도하기 위해 감귤 등 대체 과일을 할인해 공급한다.

시설채소 가격은 기온 저하로 인한 생육 지연 탓에 출하량이 줄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겨울철 주요 출하지에서 생산이 늘어나면서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딸기는 지난달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이달 중순부터 출하량이 늘어나면 가격이 지난달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작황 부진으로 생산이 감소한 대파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대파 가격 안정을 위해 할당관세 물량 2천t을 연말까지 도입한다.

건고추는 김장이 마무리되면서 수요가 줄어 가격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배추, 무 등 엽근채소는 이달까지 공급이 안정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기상이변 여파로 일시적인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어 정부가 배추 5천t과 무 3천t을 수매해 비축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소,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은 이달에도 수급이 안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닭고기와 계란 가격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30일 국내에서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AI 감염 사례가 보고된 데 이어 전날에는 가금 농장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왔다.

정부는 고병원성 AI가 전국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