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과 유럽의 주요 거래소가 초단기 거래 옵션인 ‘제로데이 옵션’을 주식뿐 아니라 국채, 원자재에까지 잇달아 확대 적용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아 금, 은, 천연가스, 석유,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주요 상장지수펀드(ETF)에 연동된 제로데이 옵션 계약을 신규 상장했다. 옵션은 특정 날짜에 고정된 가격으로 해당 자산을 매수 또는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그중 제로데이 옵션은 계약이 끝나는 당일에도 투자할 수 있어 시장에 초단기로 베팅 또는 헤지(위험 회피)하는 목적으로 쓸 수 있다.

앞서 미국 주식시장에선 S&P500지수에 연동된 제로데이 옵션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인기가 급상승했다. 만기가 임박해 구매 비용이 저렴한 제로데이 옵션을 활용해 변동성 장세에서 단기간에 고수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늘어서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따르면 지난 8월 제로데이 옵션은 S&P500지수와 관련된 전체 옵션 거래량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대세’로 자리 잡았다. 2016년엔 5% 수준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제로데이 옵션의 인기가 투기 성향이 강한 트레이더들이 주도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겨졌고, 규제당국은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워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나스닥은 제로데이 옵션 거래는 다양한 자산에 연동돼 장기적인 거래 추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스닥 사업 관리 책임자인 그렉 페라리는 “투자자들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같은 이벤트와 관련해 단기적 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유럽의 주요 거래소에서도 제로데이 옵션 거래가 활발하다. 유럽 유렉스는 8월 유로스톡스50지수에 대한 일일 만기 옵션을 내놨다. 이어 지난주 독일 DAX지수와 연계된 옵션이 등장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