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레이더① AI 기대감 부양으로 마무리된 '샘 올트먼 해프닝'

지난 시간에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자기 회사인 오픈AI에서 해고됐다는 소식 전해드리면서, 이번 '쿠데타'는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샘 올트먼에 반기를 든 세력이 물러나는 '역 쿠데타'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렸죠. 결국 그 시나리오가 현실화 된 건데, 그동안의 사건들을 간단히만 요약하면 지난 17일 오픈AI의 이사회가 샘 올트먼 CEO를 해고했고, 사흘 만인 19일 오픈AI의 투자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샘 올트먼을 영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꼐 오픈AI의 임직원들도 이사회의 결정이 잘못됐다며 '올트먼이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하겠다'는 움직임까지 생겼습니다. 결국 기존 이사회는 물러났고, 샘 올트먼은 21일 오픈AI의 CEO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北 정찰위성 사태, '코리아 디스카운트'? 방산주만 수혜?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투자 측면에서는 하나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샘 올트먼 영입을 발표한 지난 20일 주가가 유의미하게 올랐는데, 올트먼이 다시 오픈AI로 돌아갔을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어떻게 될까 하는 점이죠. 오늘 마이크로소프트는 1.28% 상승 마감했습니다. 월가 투자자들은 샘 올트먼이 오픈AI에 있느냐 마이크로소프트에 있느냐 이 부분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본 겁니다. 오픈AI에 최대 투자자는 어차피 마이크로소프트이니까요.

오픈AI 내부의 쿠데타가 마무리됐다는 게 더 투자자로서는 좋은 일인 겁니다. AI가 너무 빠르게 개발되면 인간에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 없으니, 여러 규약을 만들고 개발 속도도 좀 느리게 하자는 쪽들이 내부에서 힘을 잃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미국의 첨단 기업 내에서 AI 개발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더 높아졌음을 뜻하는 일이겠습니다.

현재 미국의 시가총액 1위 애플의 자리를 MSFT가 차지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지켜볼 만합니다. 오늘 마이크로소프트는 1.3%대 올랐고, 애플의 상승률은 0.35%였거든요. 애플이 최근 시총 3조 달러 아래로 내려온 건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총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월요일 두 회사간 시총 격차는 1900억 달러 대였는데, 이제는 1,700억 달러 정도로 차이가 좁혀졌죠. 샘 올트먼 사태도 그렇고, 중국 우려 때문에 주가는 좋지 않았지만 엔비디아의 실적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나온다는 것은, 모처럼 '실적으로 확인이 되는' AI라는 테마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北 정찰위성 사태, '코리아 디스카운트'? 방산주만 수혜?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이슈레이더② 北 정찰위성 사태, '코리아 디스카운트'? 방산주만 수혜?



9.19 남북군사합의는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이뤄진 양측의 평화 협정입니다.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조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내용에 근거해서 남북간 군사분계선 일대의 실탄 군사연습을 중지하고, 분계선 상공 비행금지구역도 설정됐습니다.

이번에 우리 측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의 발사에 항의하며 9.19 군사합의 가운데 일부 효력을 정지했지요. 효력을 정지한 조항은 군사분계선 비행금지구역 설정 해제입니다. 사실 이건 설정될 때도 말이 좀 많았던 조항이기는 합니다. 정찰기 등을 통해 상대를 감시할 수 있는 여력은 북측보다 우리가 훨씬 높기 때문에, 우리한테 불리한 일 아니냐는 것이었죠. 이번 효력 정지로 우리 측은 군사분계선 내 항공 정찰을 재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 정부가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의결하면 이것을 북한에 정식 통보하는데, 이에 대한 북한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반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정학적 위기가 다시 강조될 수가 있겠지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야겠지요. 조금 더 좁은 시각에서 보면 투자자들은 방산주 어떻게 움직일까, 앞으로 더 움직일까 이 부분에 관심이 많으실 겁니다. 어제 장중이었죠. 22일 오후 3시를 기해 긴급 효력 정지가 결정됐을 때에는 대형 방산주 위주로 움직였습니다. 당일 한화시스템이 2.12%, LIG넥스원은 1.74%, 한국항공우주도 1.52% 각각 상승했습니다.

북한이 쏘아올린 정찰위성으로 높아진 남북간 긴장, 앞으로 어떤 국면으로 흘러갈까요. 변수들이 좀 있습니다. 우선 우리 정부는 효력정지 기한을 사실상 정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효력정지 기한은 '남북 신뢰 정착시점'으로 명시했는데, 남북 신뢰가 정착됐다는 게 언제인지,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지는 불명확하지요. 또 하나 살펴볼 것은 이번 이슈가 남북 긴장 고조의 변곡점이 되면, 오히려 9.19 군사합의의 조항들이 추가로 효력 정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현재 지상과 해상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연평도와 백령도 이런 곳에선 우리가 포격훈련을 못하는데 이와 관련한 합의 조항에 대해 정부가 추가로 효력을 정지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北 정찰위성 사태, '코리아 디스카운트'? 방산주만 수혜?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전문가들의 시각을 보면 대체로 우리 정부의 합의 중단 조치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명백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준엄히 규탄해야한다"면서도 이번 9.19 합의 효력정지가 '악수(惡手) 중의 악수'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철수에 버금가는 악수"라고 비판했고요.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이번 조치가 상대방의 위축보다는 접경지역의 긴장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으로 긴장이 특별히 고조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은 "북한도 9.19 합의에 큰 의미를 부여해오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北 정찰위성 사태, '코리아 디스카운트'? 방산주만 수혜?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이슈레이더③ HMM 매각 D-데이…인수 3파전 변수는

우리 산업 재편의 중요한 한 조각이죠. 대형 해운사 HMM 매각 본입찰이 오늘입니다. 시장에 알려진 HMM 인수 후보는 동원그룹과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입니다. 투자은행 쪽에서 들리는 소식 종합하면 이번 인수전은 3파전이라기보다는 동원그룹과 하림 간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요. 본입찰을 하루 앞두고는 동원산업의 주가가 4.59% 오른 것을 비롯해 동원 계열사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고, LX인터내셔널도 1.86% 상승 마감했습니다. 하림 주가는 강보합권에 머물렀습니다.

시장에선 유찰 가능성 이야기도 돕니다. HMM의 몸값이 너무 높다는 게 문제입니다. HMM은 한 때 흠슬라로 불리면서 주가가 5만원을 돌파했었다 지금 주가는 1만6천원 대로 형성되어 있죠. 현재 주가수준을 고려하면 이번에 HMM 매각가는 7조원이 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각 주체인 HMM의 채권단, 산업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예상 매각가가 그 정도고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으면 8조원을 넘길 가능성도 시장에선 나옵니다. 이게 인수 후보군의 자금 조달 여력 대비 너무 높은 상황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고요. 여기에 인수 후에 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HMM은 매각 후 3억3400만주의 추가 상장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 물량이 상장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과 주주가치가 희석된다는 뜻입니다. 채권단인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 중인 영구채 1조6800억원이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주식으로 전환이 될 예정이거든요. 해당 물량이 모두 추가 상장한다면 HMM 인수 후보자의 지분율은 57.9%에서 38.9%로 대폭 낮아지게 됩니다.

인수 후보군들의 자체 조달 비용이 매각가에 비해 높지 않다는 점도 살펴볼 포인트입니다. 3곳의 후보 중 상대적으로 인수 의지와 자금조달 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동원그룹과 하림 컨소시엄도 자체자금으로는 3조원에서 4조원 정도만 마련할 수 있고, 나머지는 인수금융을 일으켜 인수를 할 것으로 시장에선 추산합니다. 그러면 적어도 3조원에서 5조원 정도는 돈을 빌려서 HMM을 사야 한다는 말이 되는데요. 최근 인수금융 조달금리는 8% 수준입니다.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매년 이자만 수천억 원을 내야 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겠지요. 이 점을 들어, 아직은 섣부를 수 있겠지만 이번 매각 건이 '승자의 저주'를 동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업계에서는 나옵니다.

※신인규의 이슈레이더는 매주 월~금 오전 7시 20분 한국경제TV 머니플러스 생방송으로, 유튜브 다시보기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