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난항 겪자 '남욱·정영학에게 한번 더 줘봐라'" 법정서 증언
위례신도시 남욱 등 수습사실 "李 알고 있었다" 지적하며 새 주장
유동규 "이재명, 백현마이스 사업도 남욱·정영학에 검토 지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0년대 중반 추진한 '백현 마이스' 사업이 난항에 부딪히자 대장동 민간업자에게 검토하도록 지시했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본부장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 대표나 대장동 민간업자와 관련한 수사·재판 중에 백현 마이스 사업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씨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배임·뇌물 혐의 등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유씨는 공소사실처럼 위례신도시 사업 과정 전반을 이 대표나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보고했다는 주장을 유지했다.

특히 유씨는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추진 당시 미래에셋증권 등이 컨소시엄에서 발을 빼 A2-8블록의 토지 매매 계약금 365억원을 조달할 길이 막혀 무산 위기에 처하자 남욱씨 등이 지분을 포기하면서까지 부국증권과 호반건설을 끌어들여 수습한 상황을 이 대표가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위례신도시 사업 이후 추진된 백현 마이스 사업이 어려움을 겪자, 이 대표가 먼저 나서 남욱·정영학씨를 일종의 '해결사'로서 다시 접촉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유씨는 "2015년경에 추진하던 게 백현 마이스 사업인데,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과정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며 "투자를 먼저 결정하고 오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려면 방법은 외국인투자촉진법뿐이어서 고민하니 이재명이 '남욱하고 정영학 등에게 한 번 더 줘봐라'라고 이야기했다"며 "남욱 등이 살펴보라고 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남욱 등이 지분을 포기하고 위례신도시 사업 성공에 도움을 줬다고 보고했고, 그랬기 때문에 그 뒤에 이 대표가 백현 마이스와 관련해 남욱·정영학에게 이야기하라고 언급했다는 취지냐"라고 묻자 유씨는 "네"라고 답했다.

성남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은 2조7천207억원을 투입해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 20만6천350㎡의 시가화 예정 용지에 전시, 회의, 관광 등 마이스(MICE : 회의·관광·전시·이벤트) 산업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애초 이 사업은 3조4천억원 규모의 외자를 유치해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공사는 올해 2월 민간 참여자 공모를 시작해 9월 우선 협약 대상자인 메리츠증권 컨소시엄과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유씨는 이밖에 위례신도시 사업 후 남씨 등이 2014년 성남시장 재선을 돕겠다고 한 점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며 "그때 (이 대표가) 피식 웃었다.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피식 웃었다"고 증언했다.

이 대표는 이같은 주장에 "결탁해서 제가 얻을 이익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지난 3일), "유착됐다면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돈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지난달 20일)며 민간업자와 유착됐다는 검찰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유동규 "이재명, 백현마이스 사업도 남욱·정영학에 검토 지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