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진 송화바이정 대표가 한복을 들어보이고 있다. /송화바이정 제공
정혜진 송화바이정 대표가 한복을 들어보이고 있다. /송화바이정 제공
인천국제공항 내 한국문화재재단 여행자센터 직원 8명은 지난 3월부터 한복 근무복을 입고 일하고 있다. 이들이 착용한 근무복은 한복 디자인 제작업체 송화바이정의 정혜진 대표가 제작한 작품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한복 근무복 개발 및 도입 지원 사업을 통해 정 대표의 한복 근무복이 탄생했다.

정 대표는 “근무자들이 일하기 편하도록 구김이 없고 세탁해도 옷감 변형이 없는 원단을 활용해 만들었다”며 “한복의 전통은 계승하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한 실용성을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작한 한복 근무복은 한국문화재재단 여행자센터 외에도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경기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등 공공기관과 전북 군산컨트리클럽 등 민간 기업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정 대표는 한복을 세계에 알리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문체부가 한복의 세계화를 위해 배우 수지의 한복 화보 영상을 제작하는 사업에도 정 대표의 작품이 선정돼 활용될 예정이다.

정 대표는 내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캐주얼 패션 전시회‘후스 넥스트’(Who’s Next)에도 초청받았다. 정 대표는 “한복에 현대적인 니트 소재를 결합해 세계인이 한복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꿈”이라며 “파리 전시회를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복의 멋과 실용성을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미국 시카고예술대학(SAIC)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했다. 미국에서 한국 문화를 관조적으로 바라보면서 한국 전통과 역사, 문화를 재해석하는 힘을 길렀다. 현재 정 대표 회사는 서울 인사동에 자리잡고 있다. 한때 ‘한복의 메카’로 불리며 30곳 넘는 한복 업체가 밀집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업체 수가 급감했다. 정 대표는 “없어지지 않을 우리 문화와 정신을 이어가고 싶다”며 “한복의 미를 담으면서 다양성을 지향하고 전통으로서의 한복과 현대화된 한복의 공존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