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파월, 이틀째 시장 상승세

2일(현지시간) 오전 미국증시는 전일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전일 FOMC에서 파월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이 비둘기파적이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FOMC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고 경제에 대한 평가를 보다 긍정적으로 바꿨습니다. 금융 여건, 즉 장기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해 경제에 긴축이 발생했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균형을 맞췄습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던 9월 점도표에 대해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약속이 아니다"라며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몇 가지 일들을 떠올려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는 12월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이 추가 금리 인상보다는 금리 정점쪽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쪽으로 해석됐습니다. 파월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는 "9월 경제전망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이 12월에 새로운 전망을 내놓겠다고만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준 총재는 "파월이 FOMC에서 지금 수준에서 할 일(금리 인상)이 더 많지 않다는 생각을 드러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서히 식어가는 노동시장

서서히 식어가는 미국 노동시장…'비둘기 파월'에 2일연속 美증시 상승 [나수지의 미나리]
이 날 오전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도 미국 노동시장이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미국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1만7000건으로 예상치인 21만건을 소폭 웃돌았습니다. 전월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1만건에서 21만2000건으로 상향됐습니다. 21만건의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여전히 노동시장이 튼튼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일반적으로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30만건 수준이고, 경기침체 이전에는 더 올라갑니다.

시장이 더욱 주목한 것은 연속 실업수당 청구건수였습니다. 지난주 182만명으로 9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제프리스는 "새로운 해고가 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직장을 찾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기업들이 인력난에 시달리면서 지난 3년간은 해고를 최소화했지만, 이들을 언제가지 붙잡아둘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짚었습니다. 고용이 앞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는겁니다.
서서히 식어가는 미국 노동시장…'비둘기 파월'에 2일연속 美증시 상승 [나수지의 미나리]
함께 발표된 지표들도 시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만했습니다. 3분기 미국 단위노동비용은 전분기대비 0.8% 감소했습니다. 예상치인 0.7% 증가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단위 노동비용은 임금과 직결되는 수치입니다. 근로자 생산성은 예상치인 -4.3%를 크게 웃도는 4.7%를 기록했습니다.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입니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기업들이 이전보다 추가 채용을 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역시 노동시장을 서서히 둔화시킬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뉴욕=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