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끝났다는 시장

다가오는 11월 FOMC…시장은 이미 "금리인상은 끝났다" [나수지의 미나리]
이번주 가장 중요한 경제관련 일정은 1일에 예정된 미국 FOMC 회의 결과입니다. 시장은 연준의 금리 동결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건 파월이 어떤 발언을 내놓느냐입니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마무리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장기 국채 금리가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연준의 역사적인 금리인상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놨습니다. 채권 시장에서 기간 프리미엄이 확대되면서 국채금리가 올라가고있다는 분석입니다.

기간 프리미엄은 만기가 긴 채권에 금리를 높게 얹어주는 걸 말합니다. 만기 때 까지 불확실성이 클 수록 장기간 채권을 보유하는 데 따른 리스크가 크고, 그만큼 금리를 더 얹어줘야할텐데 지금은 그 기간 프리미엄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채권 금리가 오르고, 이렇게 되면 시장 참여자들은 더 많은 고통을 견뎌야합니다. 각종 경제 지표의 '벤치마크'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오르면 영향이 돌고돌아 우리의 마이너스 통장 금리, 자동차 할부 금리도 올라가게 될테니까요.

도이치뱅크는 9월 이후 미국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내년 경제활동을 0.6% 감소시킬만큼의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0.25%포인트 씩 세차례 금리를 올린 것과 동일한 효과라는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않았는데도 시장에서 알아서 국채금리를 밀어올려주면서, 기준금리 인상과 동일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겁니다. BNY멜론은 "채권시장이 연준이 원하는 긴축을 제공하고 있다"며 "연준이 조금 더 신중해질 수 있다(=금리 동결)는 의미"라고 내다봤습니다. JP모건은 "파월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더 긴축적이어진 금융여건을 지적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의 Fed워치는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98.2%,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74.1%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3사 파업 마무리

한 달 반가량 이어졌던 미국 자동차 노조(UAW) 파업이 마무리됐습니다. 지난주 포드가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한 데 이어 주말새 스텔란티스가 협상을 마무리지었고, 30일(현지시간) 오전에는 GM이 마지막으로 협상 타결 소식을 알렸습니다. 3사의 합의 내용은 모두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한 포드의 합의안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임금을 즉시 11% 인상하고, 이와 함께 4년동안 임금을 총 25% 인상하는 게 핵심입니다. 이밖에 물가가 급등하면 생활비 인상을 추가 보장하는 등의 조건도 담겼습니다. 자동차 노조 파업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은 이제 각 회사가 부담해야할 비용이 어느정도인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파격적인 임금상승으로 비용에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떄문입니다. 도이치뱅크는 포드의 경우 62억달러, GM은 72억달러, 스텔란티스는 64억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날 오전 증시에서 자동차 3사 주가는 소폭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