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아카데미극장 2차 고공 농성자 3명 체포…철거 공사 재개

1명 강제 연행·2명은 설득해 내려와…63년 된 극장 역사 속으로

원주 아카데미극장 철거 반대를 요구하며 2차 고공농성에 나선 시민단체 활동가 3명이 30일 경찰에 연행되면서 철거 공사를 재개했다.

원주경찰서는 이날 오전 극장 건물 옥상 발코니에서 고공농성 중이던 보존 측 시민단체인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아친연대) 측 시민 3명을 현행범 체포했다.

이들은 지난 28일 건물 철거를 위해 인력·장비를 현장에 진입시키려는 원주시 철거 용역 업체에 맞선 물리적 충돌 과정에 지붕 발코니에 올라가 철거 중단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였다.

농성 사흘째인 이날 오전 '극장 건물 안에 사람이 있는데도 용역업체가 철거를 시도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장비 가동을 중단시킨채 김택수 원주경찰서장이 옥상에 올라가 농성자들을 만나 설득 끝에 건물에서 내려오게 했다.

이 중 일부 농성자는 옥상에서 내려오기를 거부해 강제 연행됐다.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길이 26ｍ, 높이 2ｍ의 안전 낙하 벽 등 추락 방지용 안전시설을 준비하기도 했다.

경찰은 2차 고공 농성자 3명에 대해서는 업무방해와 건조물 침입 등 혐의를 적용해 조사할 방침이다.

고공 농성자의 연행으로 극장 안에 더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용역 업체 측은 철거 작업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현재 극장 지붕은 대형 크레인 장비로 완전히 붕괴해 콘크리트 외벽만 남겨 둔 상태다.

이로써 1963년 9월 23일 단관극장으로 문을 연 아카데미극장은 개관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아친연대는 이날 오후 아카데미극장 앞에서 영화인, 문화연대 등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원주시의 철거 강행을 강력히 규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