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의 고령자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진입 속도를 보이는 한국에서 초고령 사회는 고령 여성인구의 급격한 증가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기대수명의 차이로 홀로 노후를 맞게 될 여성 인구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작년말 기준 여성 인구의 20.1%가 65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남자 인구의 15.9%가 고령인구인 것에 비해 4.2%p 높다.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 노인 가구는 501만6000 가구로, 노인 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의 22.8%로 집계되어 5가구 중 1가구가 노인 가구이며, 전체 노인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36.4%로 전년 대비 증가하였다.

여성의 사망률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남성에 비해 낮아지고 이혼 등으로 인해 노인 여성 1인 가구와 여성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고령화 속도에 비해 특히 여성의 노후 문제에 대해 소홀했었다. 노후준비의 대표적 수단인 연금 정책은 여성의 공적연금 미가입과 경력단절에 따른 재취업의 어려움, 가사노동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해 여성에게 노후 소득 보장을 제대로 못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위에서 말한대로 노후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사별이나 이혼을 한 여성 1인 가구들은 노후를 맞아 빈곤 문제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가 되는 2025년 전체 고령자 가구 중 1인 고령자 가구의 비중은 34.3%로 예측되며, 이 중 독거 남성 노인의 비율은 28.1%, 독거 여성 노인의 비율은 71.9%로 나타날 것이라고 한다. 혼자 사는 남성 노인보다 여성 노인의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을 것이라는 뜻이다. 여성의 기대 수명은 86.5년으로 남성의 80.5년보다 6년 많다. 따라서 남성보다 더 많은 노후자금이 필요하다.
지금 부채가 많은데 노후준비까지 해야 한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여성들, 특히 중년 여성들은 ‘사람 속도 모르고 말을 한다’고 표현을 한다. 소득 감소에 맞추어 주택의 규모를 줄여 그 차액으로 대출을 줄여나가는 것이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러면 ‘지금 남은게 이 집 한 채인데, 이걸 어떻게 파냐’고 하는 여성들도 있을 것이다. 주택 규모를 줄이기 어렵다면, 주택 연금을 활용하자. 은퇴후 고정소득이 없어지고 생활비도 부족해질 것을 걱정한다면 주택연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주택연금은 부부중 한 명이 55세 이상이고 공시가격이 12억원 이하면 신청이 가능한데, 주택연금을 받는다고 해서 내 명의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대출로 구입한 집이라도 연금 신청이 가능하며,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 같다면 자녀에게 상속도 가능하다. 물론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는 않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서 내 주택연금액이 상승하지는 않는 부분이 있고, 반드시 담보 주택에 실거주를 해야하므로 주택 연금을 신청하는게 나은지, 전월세를 주는게 나은지 비교는 필요하다.

작년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주택연금 가입자 가운데 독신여성 비율이 독신남성의 5배에 달한다고 한다. 통상 여성이 남성보다 생애소득이 적고 안정지향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다는 점 등이 원인이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은퇴 이후 경제 활동을 지속하려는 경우가 많으므로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생활비를 충당하려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이며, 노후 대비에 대한 남녀간 인식차이도 있다. 남성보다 여성이 노후 대비를 꼼꼼히 하며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길어 주택연금 가입 기간도 그만큼 길 수밖에 없다.

선진국에서도 여성의 노후를 위한 다양한 연금정책을 추진하였는데, 주목할 점은 공적연금 확대 과정에서 마찬가지로 재정 문제에 직면하면서 배우자 특화형 퇴직연금제도와 같은 사적연금을 통해 여성의 노후 소득 보장 정책을 추진해왔다는 점이다.

미혼 또는 비혼 여성의 경우, 돈 모으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노후준비의 첫 걸음이다. 의류, 화장품, 해외여행 등 충동적인 변동성 지출을 줄여 저축 여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은퇴 이후를 대비하며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연금이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는 절세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데, 연금은 절세상품 중 하나이다.

노후준비를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바로 이 개인연금인데, 연금저축상품과 연금보험은 국민연금에 추가적으로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비 보장을 받기 위해 가입하는 연금 상품이다.

두 상품은 일정기간의 보험료 납입을 통해 형성된 재원을 연금 형태로 수령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세제 혜택과 소득 구분 등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연금저축은 납입기간동안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으며, 연금수령 단계에서는 연금소득으로 분류되고 보험회사를 비롯한 은행, 증권회사 등의 모든 기관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이다. 연금보험은 저축성보험의 하나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는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되는 세제혜택이 부여된 상품으로 생명보험회사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연령을 떠나 공통적으로 건강관리와 함께 의료비와 간병비 준비를 해야 한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건강에 이상이 왔을 때 의료비가 부족하다면 삶의 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개인연금 등을 통해 의료비 위험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고 보장기간이 긴 간병보험 상품을 통해 장기요양을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질병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보험 가입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고혈압, 당뇨 등이 있어도 60대까지는 간편심사를 통해 보험가입이 가능하다. (최근 2년내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입원.수술이 없을 경우) 만 61세부터 가입이 가능한 실버 암보험 등이 그 예이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같은 유병자 전용 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노후 실손의료보험도 자기부담금은 조금 높지만, 만 50세부터 가입이 가능하므로 여유가 되는대로 준비하도록 하자.

이혼, 사별 등으로 혼자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여성의 경우, 자녀가 성년이 되었을 때 엄마는 55세 전후가 될 것이다. 65세 노인 복지 대상이 되기까지 10년밖에 남지 않는다. 육아의 의무에서는 해방되었고, 여전히 생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급여는 적고 자녀가 성년이 되며 정부의 한부모 지원도 끊긴다. 자녀가 독립해 떠나면 한부모 가정은 ‘노년 1인 가정’이 된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모아놓은 돈도 없고 주거는 불안하고 건강은 점점 나빠지기 시작한다. 노후 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이런 취약계층의 여성들은 어떻게 노후준비를 해야 할까?

정부와 민간단체의 한부모가정 대상 경제적 자립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한편, 요양보호사와 같은 자격증을 취득하여 나중에 홀로 남았을 때 고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수입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자. 지출을 줄여 젊었을때부터 연금 상품에 납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통계청의 ‘2022 가계금융복지조사’의 결과를 보면, 2022년 3월말 기준 가구주의 예상 은퇴 연령은 68세이며, 실제 은퇴한 연령은 62.9세로 나타났다.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 중 가구주와 배우자의 노후 준비 상황이 잘 되어 있는 가구는 8.7%에 불과했고, 잘 되어있지 않다고 응답한 가구는 52.6%였다.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 중 생활비가 여유 있다고 응답한 가구는 10.3%이며, 부족하다고 응답한 가구는 57.2%로 조사되었다.

금융자산 투자시 선호하는 운용 방법은 예금이 83.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 주식이 13.3%, 개인연금이 1.9%에 불과했다. 특히 도시 가구의 연령별 저축률은 50대 이후 고령층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는 기대수명 연장으로 필요 자산의 증가 및 자녀 결혼비용의 부담같은 요인도 있지만, 외환위기를 직접 몸으로 겪은 세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경제여건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에 대한 불안으로 인하여 ‘목돈이 최고’라는 잘못된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물가가 오를수록 자산의 가치는 떨어진다. 같은 액수의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이 물가상승을 생각하지 않고 안전성만 추구하는 자산 관리는 가치 보전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투자 방법을 찾아 자산 보호와 함께 노후 준비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하자.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사이트에서 내가 가입한 개인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조회하여 연금 개시일, 예상 연금액을 확인하자. 여기서 나의 연금 자산이 노후 준비에 적당한지, 부족한지 ‘노후 재무설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금융소비자포털 파인’에서는 예적금, 대출, 연금저축, 보험, 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의 정보를 비교해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 연령별, 직군별 노후준비 안내에 대한 연속 기사가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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