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애크먼 한 마디에 뒤집힌 시장…실적시즌 분위기도 '반전' [나수지의 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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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일 미국주식 나이트리포트
오늘 미국증시 체크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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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크먼 한 마디에 뒤바뀐 금리
23일 (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개장할 때만 해도 시장은 잠잠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5%를 다시 한 번 위협했고, 주식시장은 소폭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뒤바꾼 건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이 X(구 트위터)에 남긴 '한 마디'였습니다.그는 이 날 오전 9시 40분께 "우리는 채권 쇼트를 커버했다(We covered our bond short.)"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서 가격 하락을 예상할 때 미리 해당 자산을 파는 것을 '공매도(쇼트)'라고 합니다. 이후 자산 시장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사서 이전의 공매도를 해소하는 것을 '커버'라고 합니다. 즉 애크먼 회장은 기존에는 장기채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장기채 가격이 떨어질 때 돈을 버는 '쇼트' 포지션을 취했지만, 이제는 여기서 빠져나오기로 한겁니다. 이는 애크먼이 더 이상 장기채 가격 하락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애크먼 회장은 그간 장기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고수했습니다. 그는 지난 8월 트위터에 "30년 만기 미국채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며 자신은 국채를 공매도 하고 있다고 포지션을 공개했습니다. 이렇게 주장한 근거로 △탈세계화로 물가가 높게 유지될 것 △높은 방위비 지출로 재정이 확대될 것 △노동자의 협상력이 커지며 임금 상승 압력이 강해질 것 △그 결과 장기 인플레이션은 3% 수준에서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런 이유로 "30년물 장기채 금리는 5.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현재 30년물 장기채 금리는 5%까지 올라와있습니다.
애크먼 회장은 이 날 장기채에 대한 관점을 바꾼 이유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거론했습니다. 그는 "지금의 금리 수준에서 채권 시장에 공매도를 유지하는 것은 너무 위험이 많다"며 "최근의 경제 지표가 보여주는 것 보다 경제는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석해보면 이렇습니다. 애크먼은 현재 미국채 금리가 빠르게 급등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경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식거나 부동산을 비롯해 다양한 부문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각종 경제 지표가 여전히 미국 경제가 강하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채권 금리가 급등해 경기가 빠르게 둔화하고 결국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면, 결국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인하할 수 밖에 없을것이라는 게 발언의 기저에 깔린 논리입니다.
낮아지는 3분기 실적시즌 기대
이번주는 미국 증시 상장사들의 실적발표가 정점에 달합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굵직한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40%가 이번주에 실적을 발표합니다. 실적 시즌이 시작된 초반만 해도 긍정적인 실적 발표가 주식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JP모건을 비롯한 금융주들이 호실적 발표와 함께 실적시즌 시작 테이프를 끊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주 테슬라를 비롯해 태양광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월가는 실적 눈높이를 낮춰잡고 있습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전략가는 "3분기 실적 시즌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의 비율이 줄고 있고, 실적 발표 이후 주가도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건스탠리가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당일 주가 변동폭을 집계한 결과 평균 주가가 1.6%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분기 평균인 0.5% 하락보다 주가가 더 많이 떨어진겁니다. 시장 수익률을 감안한 낙폭도 3분기 -0.8%로 지난분기 -0.2%보다 컸습니다. 주당순이익이 예상치보다 7% 이상 높고, 매출도 예상치를 웃돌고 있지만 주가는 훨씬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겁니다. 윌슨 전략가는 "실적이 잘 나왔는데도 주가가 떨어지는 과매도 상황은 아니다"며 "다가올 경기침체로 인한 실적 둔화 우려를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시장은 이번주 빅테크 기업 실적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이들 주식의 실적 발표에 따라 남은 실적시즌 분위기도 좌우될 전망입니다.뉴욕=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